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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310 죽음을 부르는 폭탄주

by 굼벵이(조용욱)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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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3. 10

 

며칠 전부터 P과장이 21층에서 인사전산을 개발하고 있는 용역회사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OO제 관련해서 전산 개발 업무를 맡기었는데 초안이 완성되었으니 세레모니를 하자는 것이었다.

섬유센터 빌딩 옆에 위치한 대한민국으로 우리를 안내했는데 색깔이 무척 고운 고급 소고기가 나왔다.
P로부터 사전 주문을 받았는지 함께 온 용역사 직원들이 계속 나에게 잔을 몰아대 숨 쉴 겨를도 없이 소주를 마셔야만 했다.

P과장은 저녁 식사에 이어 2차를 제안했다.

MOS라는 술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우리는 거기서 양주를 3병이나 마셨다.

P과장은 거기에서 그만의 죽음의 폭탄주 제조술을 선보였다.

p.a.t병의 목을 따고 술을 부으면 맥주 작은 병 하나가 다 들어간다.

거기에 양주 2잔을 부으면 엽기적인 두 잔짜리 폭탄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K과장과 서빙하는 아가씨 둘은 그걸 한 잔씩 마셨는데 나는 안 마셨다.

만일 P과장이 내게 그걸 안겼다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먹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아마도 반쯤 죽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서빙하는 아가씨들도 나는 술을 못한다며 내겐 권하지 않았다.

필리핀 남녀가 팁을 받으며 음악을 연주해 주었는데 남자는 악기로 연주를 하고 여자는 템버린으로 흥을 돋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은 이국적인 음악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고향을 떠나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듯해 애틋하다.

따뜻한 나라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라난 젊은이들이어서 얼굴도 선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