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3. 9(일)
오늘 아침에는 잠실로 나가 테니스를 하기로 했다.
그동안 잠실 회원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있었지만 P전무 팀과의 조우를 은근히 기대해서다.
잠실은 대부분 조금 늦은 시간에 나오므로 여유를 가지고 컴퓨터 정리를 한 후 조금 늦은 시간에 가보니 테니스장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
어제 온 비로 운동장이 젖어있자 관리인이 운동장 망가질까봐 못 치도록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곧바로 차를 돌려 하남으로 향했다.
하남은 모임 시간이 8시까지인데 9시쯤에 도착했다.
P부처장이 이미 파트너 짝이 모두 맞는다며 그냥 가라고 핀잔을 주었다.
나는 웃으면서 아침에 할 일이 있어 좀 늦었노라고 핑계를 대었다.
차마 잠실 테니스장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3게임 정도 하고 학교 앞 허름한 문방구점에서 파는 맥주와 라면을 먹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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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12시에 대학 동창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내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집을 비웠다.
결국 애들 점심을 나보고 챙겨달라는 것이다.
점심 전에 하나포스에서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오우삼 감독의 ‘police story’를 보았는데 내용이 별로다.
김치라면을 만들어 애들과 적당히 점심을 때웠다.
라면이 한 개밖에 없었으므로 물을 많이 잡은 다음 김치를 듬뿍 넣고 떡 쪽과 만두를 6개 넣은 후 멸치까지 한주먹 집어넣어 푹 삶았다.
계란도 2개 넣었다.
내가 맛나게 끓인 잡탕 김치라면 앞에서 애들이 맛나게 푹푹 퍼먹지 못하고 젓가락으로 께지럭거린다.
녀석들 이것저것 주전부리로 주워 먹은 것들이 많아 배가 덜 고픈 모양이다.
국물 한 방울이라도 남기는 놈은 혼날 줄 알라며 호통을 쳤다.
웬일인지 호신이가 설거지를 다 했다.
많이 컸다.
밥 먹고 잠시 놀게 한 후 억지로 공부를 시켰다.
두어 시간 공부했을까 경신이가 배고파해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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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파이퍼 주연의 ‘the deep end of the ocean’을 보았다.
가족 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동창회에 갔다가 아들을 잃어버린 후 6년 만에 다시 찾았으나 서로 다른 성장배경으로 인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사랑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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