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3. 17(월)
오후 2시에 승격심사 실무반이 중앙교육원에 들어갔다.
내일부터 있을 승격심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실무반이 들어갔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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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의 마음이 싱숭생숭한 모양이다.
처장님한테 가서 저녁이나 같이 하자는 말씀이나 드리고 오라고 했다.
처장님 방을 다녀온 그는 처장님께서 C팀장 위로주를 사주기로 했는데 거기에 합류할 테니 나는 나대로 가라고 했다.
OO처 O과장에게 전화를 하니 O과장은 10년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반겨 맞았다.
OO처 K과장에게도 전화를 했다.
그는 OO처 B과장과 중학교 동창 친구인데 함께 오겠다고 했다.
넷이 K과장 차를 타고 잠실에서 내려 소주를 마셨다.
1인당 1.5병씩 마셨다.
O과장이 무쏘를 가자며 바람을 잡았다.
오랜만에 찾은 무쏘는 예나 지금이나 퀴퀴한 냄새를 풍겨대고 있었다.
술 썩는 냄새다.
최달자 사장이 아직도 술집을 지키고 있는데 1년 전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그새 많이 늙어버렸다.
영신이는 그만두었다고 했다.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하지만 춤과 노래를 아주 잘했던 아낙도 그대로 그 자리에 남아있었는데 1년 사이 얼굴이 많이 상했다.
일 년이면 잠깐인데 그렇게도 빨리 망가지나 싶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술이 완전히 떡이 되어 온갖 추태를 다 부리고 있었다.
양주병이 3병이나 뒹굴고 있었다.
흐느적흐느적 막춤을 추며 파트너의 몸을 더듬기까지 한 듯하다.
그냥 3류 하발이 인생이 되어 생전 안하던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동안 Y에게서 잘못 배운 것들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술이 취하자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표출되어버린 모양이다.
2만원씩 팁까지 나누어주는 모습도 나왔다.
O과장과 함께 택시를 타고 오다가 중간에서 내려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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