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6. 30(월)
감사실 분임토의 결과 채택된 안건에 대하여 최소한 7. 2일 이전에 검토 보고서를 만들어 사장에게 보고하라는 사장 메모 쪼가리 때문에 불이나케 보고서를 올렸지만 김처장은 나에게 맹비난의 폭탄을 퍼부었다.
자기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아예 그럴 만한 능력이 없으면 모르되 능력이 있으면서 자기가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를 충족시킬 수 없다.
그건 아마도 내게 거는 그의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그의 독단이 지나치거나 그의 지시나 요구를 내게 불분명하게 전달한 데 기인할 것이다.
한 시간여 동안 나를 죽사발로 만들어 놓고는 마침 처장 방에 들어온 K부처장이 점심식사를 제안하자 내게 같이 가자고 하셨다.
덕분에 우일관에서 감사실 C과장이 사는 점심 불고기 뚝배기를 먹었다.
처장님이 요구한 내용 가운데 얼핏 by pass에 관한 사항이 있었다.
아마도 KM가 나를 바이패스하고 직접 보고서를 올리는 것에 대한 경계의 말인 것 같다.
처장님이 직접 KM과장에게 요약전을 부탁했던 모양인데 나에게 보고하지 않고 곧바로 처장님에게 들고 간 모양이다.
나름대로 KM과장의 생각이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KM과장의 그런 잘못된 행태들에 대하여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
감사실 분임토의 관련 보고서에 대한 요약전을 나 나름대로 정리했다.
오늘은 사 창립 기념행사를 하는 날이어서 처장님이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녔다.
행사가 끝나고 남은 뷔페음식으로 인력관리처 온 식구가 뷔페장으로 내려가 저녁식사를 했다.
처장님은 퇴근하면서 7월 2일에 있을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신이 진행할 시나리오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만일 내 마음에 안 들면 그 후가 어떻게 될지 알지?”
하며 엄포까지 놓았다.
KM 과장에게 이를 지시하고 10시 넘어서까지 그를 붙잡아 놓았다.
하지만 그가 보고서를 제대로 만들어올 거라는 기대가 없었으므로 나는 나대로 보고서를 만들었다.
내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그는 나나 김처장이 바라는 보고서의 근처도 가지 못했다.
내가 직접 보고서를 만들더라도 앞으로는 그에게 별도의 태스크를 부여하거나 허드렛일을 시키면서라도 그를 붙잡아 놓아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도 나도 성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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