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8. 18(월)
아침에 비상소집이 있었다.
새벽 5시 30분에 비상소집을 알리는 자동전화가 울렸다.
혹시나 해서 시계를 두 개나 맞추어놓았는데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시그날을 보냈다.
오늘은 처장님을 대신하여 중앙교육원에 나가 강의를 하는 날이었기에 차를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비상소집이라 주차장에 차들이 많이 붐빌 것 같아 차를 두고 가기로 하였다.
강당에서 지루한 비디오 한 편 보는 것으로 비상 소집이 끝났다.
나는 그 시간에 꿀잠을 잤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비상식을 먹고 곧바로 처장실로 가 연수원 출강을 알렸다.
회사 공용차를 이용해 연수원을 다녀왔다.
대강당에 신입사원이 2백 명 정도 앉아 있다.
내 강의가 조금은 어눌해 보이지만 새내기들에겐 신선하게 느껴졌고 나름 감동을 준 듯하다.
(그 때까지 특강을 한다면서 처장들은 대부분 자신이 입사해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조금씩 과장하여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런 고리타분하고 졸린 꼰대 같은 강의형식을 깼다.)
오후에 처장님께 교육정원 활용계획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처장님은 휴가 전에 제출했던 나의 다면평가 관련 보고서에 잔뜩 낙서를 휘갈겨놓았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니 그는 나의 보고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았다.
그와 설전을 벌이며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당신 표현에 의하면 그는 내 말을 듣다가 화를 낼 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렇게 해서라도 그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았다는 것이다.
교육정원 활용계획에 대하여는 나름대로 만족한 것 같은 눈치였다.
썩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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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료도 받고 했으니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며 처장님께 제안했다.
처장님은 전무님과의 저녁 약속이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전무님이 다른 약속이 있으셔서 나와 함께 하기로 했다.
KY 외에 JJT 과장과 SKJ 과장, AJE 과장 KNS까지 같이 불러 옥돌집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처장님은 술을 엄청 즐기시는 분인데 그날따라 술을 안 드시고 미역국에 밥을 말아 무우 장아찌를 얹어 저녁식사만 하셨다.
저녁자리가 끝나고 인디아나에 가서 하이네켄 맥주를 마셨다.
AJE 과장과 함께 수서역으로 와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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