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818 신입사원 특강 원고

[新入社員 講義 原稿]

 

▣ 人事는 사람 ‘人’ 자와 일 ‘事’자로 구성

- 사람 인자는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이 서로 기대어야 바로 설 수 있음

- 다시 말해 얼마나 서로 협력하며 사랑하고 잘 붙어있어야 사람임

- 인사는 이러한 사람들과 일을 결합시키는 행위를 말함

- 따라서 ‘사람과 일을 얼마만큼 잘 조화롭게 결합시키는가’가 인사의 핵심

- 우리 회사는 이와 관련하여 3가지 인사원칙을 가지고 있음

․ 적재적소의 원칙 : 각 업무의 소요 자격요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보직

․ 기회균등의 원칙 : 모든 직원에게 각자의 능력에 적합한 업무에 보직될 기회를 균등히 부여(공정성)

․ 욕구충족의 원칙 : 모든 직원은 가능한 한 각자의 욕구가 충족되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며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함

 

▣ 인사가 만사라는 이야기가 있음

- 이 말의 의미는 인사가 모든 일 즉 전부라는 의미

- 바꾸어 말하면 인사가 없으면 모든 일이 없고 따라서 회사도 직원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임

- 따라서 회사가 살고 죽는 것은 사람 즉 여러분한테 달렸음

- 그러므로 여러분은 회사의 생사를 가름하는 주역임

- 여러분이 회사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때 회사와 여러분이 더불어 동반 생존하는 것이고 여러분이 회사를 등한시 할 때 회사도 함께 몰락하는 것임

- 요즈음 젊은이들이 일반 기업 면접장에 가서 면접관과 대면할 때 동상이몽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음

․ interviewee : 어떻게 하면 면접관을 잘 속여 쉽게 입사하고 입사해서는 상사의 눈을 속여 일보다는 개인적인 삶을 즐길 수 있을까를 꿈꾸고

․ interviewer : 어떻게 하면 적은 임금으로 많은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을 고를까를 꿈꾼다는 이야기임

- 만일 여러분이 그런 interviewee라면 빨리 이 회사를 떠나는 게 회사를 위해서나 여러분 개인을 위해서나 좋을 것임

 

 

▣ 그러나 일반기업의 인사관리와 한전의 인사관리는 매우 다름

- 일반기업의 기업주는 어떻게 하면 근로자로하여금 적은 임금으로 많을 일을 하게 할 수 있는가를 궁리하고

- 근로자는 어떻게 하면 일은 적게 하면서 임금은 많이 받아 가려 하는 것이 그 속성일지 모르지만 한전은 공기업이어서 일반 사기업과 매우 다른 특성이 있음

- 그 가장 큰 특징은 주주인 국가가 직접 경영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윤창출 이외에 공공의 이익을 기업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임

- 국가가 직접 경영하지 않고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여 경영하므로 사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족벌주의적(nepotism) 경영형태를 볼 수 없음

 

▣ 한국전력은 주식회사이지만 국가가 대주주임

- 주식회사의 본질은 주식의 형태로 남의 돈을 빌려다가 기업을 운영하는 것임

- 따라서 주식가치의 상승을 통하여 주주에게 보답하고 이윤을 많이 남겨 배당을 많이 하도록 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념임

- 그러나 한국전력은 국가가 50% 이상의 주식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결국 국가가 대주주로서 주인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 따라서 주식가치 상승이나 이익배당에만 그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고 국가의 성장과 발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임

- 때에 따라서는 공익성을 위하여 회사가 이윤을 포기하고 적자를 감수하는 경우도 있음

 

▣ 이와 같은 차이점에 따라 인사관리 방식도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음

- 일반 기업의 경우 사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기에 사익이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 친인척 이라는 이유로 원칙에 어긋나는 파격적인 인사가 가능하지만 한전은 그렇지 않음

- 한전 인사관리의 특성은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임.

- 직원이 아무리 많은 사익을 초래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정성이나 객관성 투명성의 범주를 벗어나 특별대우할 수 없음

- 여러분들이 입사하기 전에 또는 입사해서 지금까지 한전의 임금제도나 인사제도에 관하여 알게 된 사실 중 일반 사기업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 학력차별이 없는 회사라는 것일 것임

- 대졸 수준 직원과 고졸 수준 직원은 4년간의 경력 차이 이외에는 유형무형으로 아무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음

- 그래서 혹자는 고졸 수준으로 입사하기에는 한전이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고 말함

- 이와 같은 특징들이 바로 공정성이나 객관성으로 대표되는 한전 인사관리 이념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는 것임

-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고졸 수준으로 입사해 한전의 최고 직위인 전무까지 하셨고 현재에도 두 분이나 계심

(고졸 수준 신입사원 특강이기 때문에 이들을 격려하기 위함)

 

▣ 따라서 여러분의 미래는 여러분이 이 회사를 위하여 얼마만큼 헌신하고 노력하는가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임

- 회사는 여러분의 선택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

 

▣ 여러분 인생의 새로운 시작과 더불어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

- 황량했던 겨울을 보내고 대지를 파랗게 물들이는 봄의 새싹들을 상상해 보기 바람

- 여러분이 지금까지 그것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한낱 가치 없는 들풀처럼 여겨질 것이지만 그것은 생명의 신비이고 경이로움 그 자체임

- 그 작은 떡잎에서 수십 년 수백 년을 살아가는 거목이 만들어짐

- 나무는 우리가 감사하고 존경해야 할 대상임

- 나는 나무가 나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하고 나무와 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공원길을 돌아서 출근한 적도 있었음

- 바위 틈새를 비집고 수십 년의 풍상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

- 탄소동화작용을 통하여 말없이 대기를 정화 시켜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해주고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그늘을 주고 과일을 주고 놀거리를 주고 몸통과 뿌리까지 다 주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나무

- 도라지, 더덕, 산삼을 포함해 인간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가는 풀들은 또 어떤가!

- 인간에게 아무리 외면과 배신을 당하면서도 돌아서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미소 짓는 개는 또 어떤가.

- 우리는 얄팍한 전두엽으로 오로지 자신에게만 몰입하며 이웃과 주변을 무시

 

▣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고귀함 그 자체이고 거대한 슈퍼컴퓨터임

-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이 시작되는 사회생활은 먼저 이처럼 고귀한 타인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함

- 회사라는 더불어 사는 집단에서 자기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먼저 남을 생각해 주는 마음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회사생활이 어려워짐

- 항상 생각의 중심에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놓아두기 바람

 

▣ 현재를 살 것

-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이나 영화를 본 사람이 있다면 이를 회상해 보기 바람

- 공동체 사회의 전체적 규율, 규범 속에 잃어가는 개성 그리고 순수성

- 카르페 디엠(seize the day) : 오늘을 잡아라. 현재를 살아라,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라.

- 틱낫한 스님의 교훈

․ 과거는 현재의 축적이며 현재의 삶이 미래를 결정함

․ 이미 지나간 과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가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됨

- 현재를 있는 그대로 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그러기에 가장 아름다운 것임

 

▣ 앞으로의 삶은 열정(passion)을 가지고 욕망이 흐르게 할 것

- 열정을 가지고 현재를 즐기며 살 것

- 나의 욕망을 막힘이 없이 흐르게 할 것

- 나의 내면에서 내가 진정으로 희망해 왔던 그 무엇인가를 막힘없이 흐르도록 열어놓을 것(천부적 자질의 개발)

- 그러나 나의 욕망이나 열정이 집착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

․ 인간은 태어날 때 강한 집착을 가지고 두 주먹 불끈 쥔 채 웅크리고 태어나지만 죽을 때는 쥐었던 두 손과 발을 펴고 해탈

- 집착은 욕망의 흐름을 막고 순리를 거스르는 것임

- 하루 한 번쯤은 짧은 시간이라도 자기 스스로를 위해 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함

- 나를 자연의 일부로 남겨놓아야 함

- 나의 편집과 자만들로부터 벗어나 물 흐르는 대로 생각이 흐르는 대로 자연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여유가 필요함

 

▣ 上善若水를 명심하며 살 것(노자의 도덕경)

- 스스로 낮추며 다투지 아니하는 삶

- 최상의 도는 마치 물과 같은데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며 커다란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지만 수십 년 수백 년 흐르면서 그 바위를 자갈로 만듦

 

▣ 커다란 자연의 경지에서 보면 우리는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 뿐임

- 色卽是空, 空卽是色

- 50광년 떨어진 별, 300광년 떨어진 별과 지금의 우리를 상상해 볼 것

◦ 나는 지금 50년 전 또는 300년 전의 별과 함께 살고있는 것임

◦ 사실 그 별이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

◦ 결국 우린 없는 것을 있다고 알고 살아가고 있는 것임

- 아주 긴 역사의 눈으로 보면 삶과 죽음이 동일선상에 있을 수 있음

 

▣ 따라서 경쟁보다는 함께 동반상승 하는 정신이 필요함

- 시너지 효과는 경쟁이 아니고 서로 돕는 과정에서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