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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19(화)
처장님은 모든 걸 내게 의지하고 싶어 하셨다.
사장 지시사항으로 떨어진 지방사원 채용 권한 위양에 관한 보고서를 SK과장에게 맡기면서 나를 같이 불러 지시를 하셨고 그가 만들어 온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자 그걸 다시 내게 맡기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는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처장님이 맡기기 전에 자진해서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서류를 내게 들이밀었다.
그 바람에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해야 했다.
서초동은 전철을 타고 다닐 경우 회사와 집 사이가 10분도 안 걸린다.
신문 칼럼 하나 다 보기도 전에 도착지에 다다른다.
이사를 참 잘했다.
A과장이 휴가를 가겠다고 한다.
직속 상사인 나도 아직 못 갔는데 자기가 가겠다고 해서 미안하다는 듯한 말투를 보인다.
승진을 위해서 가식적으로 복종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온갖 다른 생각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지금 와서 그를 고쳐서 쓰기에는 너무 늦었다.
차라리 C를 가르쳐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요즘 그녀를 대상으로 보고서 쓰는 방법에 대하여 훈련을 시키고 있다.
K는 그저 자료수집용으로나 써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그는 정직하지도 못하고 눈속임을 잘한다.
내가 알아도 모른 척 그냥 지나가 주지만 사필귀정은 진리라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모두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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