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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1029 순환보직의 아픔

by 굼벵이(조용욱)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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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9()

오늘은 KYR과장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KM과장을 동반해 약속장소인 신한국관에 갔다.

K과장은 JWD과장과 함께 나와 있었다.

K과장은 평소에 조용조용 말이 없던 사람이다.

그런 그의 말문이 터졌다.

고생을 많이 했던 지난 회사생활을 주저리주저리 이어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무로서 매일 아침 8시 이전에 출근한 이야기, 일일 업무를 챙긴 이야기 따위의 일상 업무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누구나 자기가 겪는 고통을 최악의 고통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모두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하였다.

그의 고통에 맞장구를 쳐주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말을 해 주었어야 하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 조금 미안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에게 참으로 못된 짓을 한 거다)

그는 어떤 경우든 큰 소리 한번 내지 않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다.

술기운 아니면 말도 별로 없어 있는 듯 없는 듯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승진 출사표 한번 내보지 못하고 이번에 본사 동일 처실 9년 케이스에 걸려 사업소로 순환보직 되어야 한다며 무척 힘들어했다.

무언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으로 내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나랑 저녁 식사를 제안했던 것인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