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일)
아침 8시에 P부처장 포함 4명이 테니스 약속을 해 놓았으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일기를 정리하다가 시간 맞추어 나갔다.
오늘은 비교적 일진이 좋은 날이었던지 세 게임을 했는데 모두 이겼다.
물론 실력이 중요하지만 내 경우엔 그날 일진이 승패를 많이 좌우하는 듯하다.
'고향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마침 HB과장 조가 먼저와 식사를 하고 나가면서 우리 것까지 식사비를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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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기분도 풀어줄 겸 말을 걸 거리를 찾다가 마침 옷 구매 티켓이 생각나 옷을 사러 가자고 했다.
퉁명스레 튕기는 듯하더니 마지못해 응한다.
지금 세탁기를 돌렸으니 한 시간 정도 후에 세탁이 끝나면 출발하자고 한다.
얼마 전 어떤 사람이 옷 구매 할인티켓을 들고 회사에 장사하러 왔었다.
CS부처장과 RHR, JDW, KTH 모두 티켓을 끊었길래 부화뇌동으로 나도 40,000원짜리 티켓을 끊었었다.
KTH는 발 빠르게 먼저 다녀왔단다.
제품들이 안 좋고 보푸라기가 일어 안 사고 그냥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와이프에게 선입견을 줄 것 같아 그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옷을 잘 모르기에 대충 적당한 것을 골라 곧바로 주문했지만 와이프는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느라 진을 빼었다.
열심히 골라 놓으면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어 번번이 돌아서야 했다.
다행히 하나 맞는 게 있어 그걸 골랐는데 4 pieces였다.
그녀는 그런대로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배가 고팠으므로 음식점에 가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부대찌개를 먹고 싶었었는데 어제도 부대찌개를 먹었던 터라 와이프에게 식단 선택을 의뢰했더니 아무거나 먹잔다.
콩비지 찌개를 시켰는데 맛이 별로다.
식사 후 모처럼 만에 둘이 광화문통을 걸었다.
정말 오랜만의 발걸음이다.
대학 시절에 자주 다녔던 거리를 집사람과 함께 다시 걸으니 기분이 새롭다.
그녀도 옛 기억을 더듬는 듯 조용히 말없이 걷고 있다.
길가 할아버지가 기름에 튀겨 파는 고구마튀김을 사주었다.
집사람이 잘 먹는다.
바지 단과 소매 줄임 작업이 끝날 시간이 되어가므로 우리는 6시 15분경에 가게로 다시 들어갔다.
매장 총각은 아직 마무리가 덜 되었다며 급하게 수선점에 다녀왔다.
잠시 후 옷을 받아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모퉁이 삼풍 치킨호프집에서 치킨 냄새가 고소하게 풍겨왔다.
그녀에게 먹고 싶으냐고 물었다.
먹고 싶다고 한다.
통닭이 튀겨져 나올 때까지 잠시 가게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옆 테이블엔 한 가족이 모여 통닭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일 재검을 받기로 되어있는 간 기능 검사만 아니었다면 같이 맥주 한 잔씩 시켜서 시원하게 마셨을 것이다.
집으로 들어와 아이들에게 큰 것 한 조각과 작은 것 4조각 이상 먹지 말고 접시에 덜어 먹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내 말대로 각자의 접시에 덜어서 먹었다.
아이들의 지나친 식탐과 과식이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옷은 잘 맞고 기지도 괜찮아 보여 잘 산 것 같다.
어차피 논문 심사비로 받은 30만원을 쓴 것이어서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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