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31 전적거부 파견자 관련 노사협상

 

2004.3.31(수)

전적거부 파견자 데모대가 1층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그들은 계획대로 노조 본사지부대회 참석을 빙자하여 함께 모이기로 하였고 곧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나는 꼭두새벽부터 출근하여 사장 보고서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제 회의에서 오늘 오후 3시 30분부터 협상에 임하자고 하였으므로 오전에는 좀 여유가 있었다.

노조는 복귀만을 회사는 복귀불가 원칙을 고수하면서 이야기가 계속 공전되었다.

노조는 노조대로 어떻게 하면 복귀 할 수 있을까를 놓고 끊임없는 공격이 이어졌다.

복귀불가 사유를 해소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계속 추궁해 들어 왔다.

정책의 일관성과 기 전적 직원과의 형평성을 복귀불가 사유로 들었지만 어떠한 방법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이 문제의 해소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결국 그들 스스로 한수원으로의 전적을 전면 허용하고 끝까지 복귀를 희망하는 사람은 강제전적 후 법원의 판결에 따라 복귀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을 해 왔다.

내가 바라던 바다.

그런데 웬걸 이번엔 처장이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내가 잠시 정회를 선언하고 처장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이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나는 그에게 그들이 주장하는 안이야 말로 바로 우리가 하려던 계획이니 받아들이자고 하였다.

내가 보기에 처음부터 처장이 우리의 계획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가 이와 비슷한 안을 처음 제안하였을 때 그는 그들이 제안한 내용과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출발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노조가 이를 덥석 받아들이려 하자 갑자기 겁이 났던 것 같다.

내용도 정확히 모르면서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자니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는 계속 변명을 해대며 직업을 주는 강제전적은 안되고 정리해고를 하여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였다.

노조가 이와 같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노조 협상대표 P는 내가 쳐놓은 덫에 걸려 결국 자기 입으로 강제전적을 들고 나오기에 이른 것이다.

전부터 나는 P에게 계속 정리해고 이야기를 하였었다.

그가 소송에 의한 문제해결 방법을 이야기 할 때마다 나는 소송에는 다투는 소익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일단 해고 후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주장해 왔었는데 그게 그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처장에게 재빨리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안이니 이를 받아들이자고 제안을 했다.

그러나 처장은 계속 정리해고 따위를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나는 노조가 이를 제안하고 수용가능성 여부에 대하여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 하는 것으로 오늘의 회의를 결론지었다.

파견직원들은 1층 현관 로비에서 짐을 풀고 잠을 잤고 우리는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깔아놓고 잠을 잤다.

간부 작업실에서 소맥을 만들어 3잔을 거푸 마신 후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잘 오지 않아 자다 깨다를 반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