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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421 경영평가 수검날에

by 굼벵이(조용욱)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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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4.21(목)

경영평가를 받는 날이다.

KY과장이 아침 일찍 출근하여 오늘 평가위원에게 발표할 시나리오를 처장님에게 드렸다.

처장님은 읽어보시더니 영 맘에 들어 하시지 않으셨다.

결국 나보고 다시 작성해 달란다.

내가 봐도 KY 과장이 작성한 시나리오는 핵심을 잃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기 어렵다.

강조해서 주장해야 할 것을 주장하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꼭꼭 집어서 다섯 가지를 강조해 들어가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간부 승진제도, 다면평가제, 공모제, 인재육성 프로젝트, 여성채용 및 장애인 고용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시나리오를 구성해 드렸다.

마음에 흡족해 하는 듯하다.

당신과 표현방식이 다른 부분은 일부 연필로 수정을 해 놓으셨다.

평가위원이 도착하고 영접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처장님 수감 자료를 가지고 가기로 하고 내 자리에서 준비물을 챙기는 도중에 나는 처장 수첩을 내 수첩인줄로 착각하고 수첩 안에 들어있던 처장의 시나리오 원고를 박박 찢어버렸다.

당장 발표는 해야 하는데 난리가 난 것이다.

사자 코털을 제대로 건드렸다.

시간도 없고 할 수 없이 그냥 내가 준 원본을 들고 가기로 하였다.

무지하게 미안하였다.

그러나 내가 만든 원고를 그냥 읽어 내려가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감동을 줄 수 있다.

오히려 모두들 반응이 좋았다.

평가 수검은 비교적 원만하게 끝이 났다.

질문이나 질문에 대한 답변도 매끄럽고 괜찮았던 것 같다.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고 모두들 자족하는 분위기다.

처장에게 KY과장이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술을 한잔 사달라고 했다.

산들래에 모여 저녁 회식을 했다.

PN부장이 해외 다녀왔다고 선물로 가져온 중국술을 한잔씩 마시는 것을 기화로 조껍데기 술과, 백세주, 소주, 양주, 맥주, 꼬냑 7가지 술이 합쳐졌다.

산들래에서 밥 먹다 만난 OOOOO처의 Y처장이 2차로 아셈클럽으로 우리를 불러들였다.

모두들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뿔뿔이 흩어져 각자 다른 형태로 한잔씩 더한 듯하다.

나는 KT과장과 함께 우리집 앞에 있는 “존” 맥주집으로 갔다.

K부장과 KY 과장이 합류했다.

결국 오늘도 K부장 집에 가서 떡라면을 먹고 꼬냑을 한잔 더 마시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