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419 세상에 그런 술집이 있어?

by 굼벵이(조용욱) 2022. 9. 6.
728x90

 

2004. 4. 19(월)

엄청난 나의 희생의 산물인 보고서를 보고 그래도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지 처장 얼굴이 그리 일그러지지 않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희생해서 보고서를 썼다는 걸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는 내게

“소주 한 잔 사 줄까?” 했다.

나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OO실에 근무하던 시절 그와 함께 근무했던 친구들이 교육을 받으러 서울로 올라왔다며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던 듯하다.

그 바람에 나도 끼어 대현 옥돌구이 집에서 떼로 모여 소주를 마셨다.

돌아가는 잔에, 벌주에, 폭탄주까지 마시고 나니 무척 취기가 올랐다.

그 상태에서 C과장은 술 한 잔 더 해야 한다며 우리를 잡아끌더니 선릉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요상한 술집으로 안내하였다.

처음에는 거기가 어떤 집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여자들이 들어와서는 온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술을 따라주는 것이다.

덕분에 술이 떡이 되도록 취했다.

중간에 필름이 끊어졌음은 당연하다.

어느새 나도 런닝 셔츠만 입고 술을 마시고 있다.

난 노래한 기억이 없는데 잘 놀면서 노래도 불렀단다.

K부장 말로는 서너곡은 족히 불렀을 것이란다.

술집을 나와 그와 함께 택시를 타고 우리집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까지 와서는 라면을 한 그릇씩 먹고 헤어졌다.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난 우리 집 방향조차 헤아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