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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4. 19(월)
엄청난 나의 희생의 산물인 보고서를 보고 그래도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지 처장 얼굴이 그리 일그러지지 않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희생해서 보고서를 썼다는 걸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는 내게
“소주 한 잔 사 줄까?” 했다.
나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OO실에 근무하던 시절 그와 함께 근무했던 친구들이 교육을 받으러 서울로 올라왔다며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던 듯하다.
그 바람에 나도 끼어 대현 옥돌구이 집에서 떼로 모여 소주를 마셨다.
돌아가는 잔에, 벌주에, 폭탄주까지 마시고 나니 무척 취기가 올랐다.
그 상태에서 C과장은 술 한 잔 더 해야 한다며 우리를 잡아끌더니 선릉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요상한 술집으로 안내하였다.
처음에는 거기가 어떤 집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여자들이 들어와서는 온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술을 따라주는 것이다.
덕분에 술이 떡이 되도록 취했다.
중간에 필름이 끊어졌음은 당연하다.
어느새 나도 런닝 셔츠만 입고 술을 마시고 있다.
난 노래한 기억이 없는데 잘 놀면서 노래도 불렀단다.
K부장 말로는 서너곡은 족히 불렀을 것이란다.
술집을 나와 그와 함께 택시를 타고 우리집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까지 와서는 라면을 한 그릇씩 먹고 헤어졌다.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난 우리 집 방향조차 헤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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