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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723 분신자살 소동

by 굼벵이(조용욱)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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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23(금)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말이 아닌데 아침 출근도 전에 K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파견자 중 한 사람이 회사 분수대 앞에서 분신소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OO화력 OOOOO C)

가 보니 정말 웬 미친 녀석이 웃통을 벗은 채 신나통을 들고 난리를 치고 있었고 강남경찰서에서 사람들이 나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8시 30분경에 그를 강남경찰서로 연행해 갔고 경찰서에서 E수석과 이야기를 나눈 후 훈방조치 되었다.

강남경찰서 정보과 L이 사무실에 들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하는데 어제의 과음으로 도무지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다.

이를 불편하게 여긴 처장이 내 사무실에 나타나 불만을 토로하고 술이 덜 깨었느냐며 꾸중을 퍼부었다.

사실 난 그 상황을 접하고 너무 놀라 머리가 하얘지며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KY 도움을 받아 그럭저럭 보고서를 만들어 사장에게 보고를 마친 시각이 아마도 9시 반은 족히 되었던 것 같다.

처장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팀장들을 불러 모아 또 한번 푸닥거리를 하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처장의 이야기인 즉 그런 위기 상황에서는 네일 내일 가리지 말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후에는 OO원자력에서 올라온 파견자 K 등 3명과 노조 E엄창희 수석 부위원장, 정책국장이 함께 관리본부장님을 만나 뵐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그 자리에 나도 배석하여 그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배전분할도 중단되고 했으니 이제는 지난번 노사합의사항에도 불구하고 한전으로 다시 복귀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사장님께 다시 한번 보고를 올려 달라는 주문이었다.

H전무가 이를 약속하였다.

K부장이 저녁 식사나 하자고 했는데 몸이 말이 아니어서 도저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으므로 회사에서 삼선짬뽕을 시켜먹고 밤늦은 시간까지 밀린 일을 했다.

파견자가 요구하는 보고서를 썼고 월요일에 있을 경영간부 회의에서 전무님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KY로 하여금 승진관련 공청회 일정에 대한 보고서도 만들게 하였다.

KT과장이 만들어 온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신청 소송 관련 보고서를 검토했다.

그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너무 많다.

내 맘에 들도록 그를 가르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