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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805 그는 왜 내게 자꾸만 상을 주려 했을까...

by 굼벵이(조용욱)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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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8.5(목)

내게 또 하나의 포상이 내려왔다.

단체협약 갱신에 따른 포상이다.

사실 나는 이를 받지 않으려고 계속 고사를 했지만 운명적으로 이를 받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KS과장이 포상예정자에 대한 공적조서를 이번 주 중에 써달라고 해 처장님에게 가 나 대신 김용배 과장에게 포상을 주겠노라고 했다.

처장은 안된다며 KS과장을 부르고 난리 부르스다.

그러나 나는 이미 영흥T/L건설과 관련하여 장관표창을 받도록 되어있어 굳이 이를 또 받을 필요가 없다.

그걸 처장도 잘 알고 있다.

처장은 오랫동안 신중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면서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기에 그냥 물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점심에 꽃지 음식점에서 연포탕을 먹었다.

처장과 KJ부처장, K부장, L과장이 함께 어울려 어제 먹은 술에 대한 해장을 하자는 처장의 제안에 따라 꽃지를 찾은 것이다.

우아하게 생긴 주인아줌마가 연포탕은 1인분에 낙지 세마리가 들어가는데 한 마리가 7000원 한단다.

결국 1인분에 21000원 하는 비싼 음식이다.

처장은 내가 3가지 잘못을 했으니 나보고 점심 값을 내란다.

그래서 오늘 점심 식사비는 내 개인카드를 이용하여 지불했다.

내가 식사비를 내러 일어나자 처장이 곧바로 내 뒤에 따라붙었다.

혹여나 회사 법인카드를 이용할까 싶어 처장이 내가 밥값을 내는 현장을 지켜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혹시라도 회사카드를 내밀었었다면 나는 반쯤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오후에 또다시 처장님 방에 가서 포상을 돌리는 문제에 대한 재고를 건의하였다.

처장은 크게 역정을 내며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KJ부처장이 처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싶어 하므로 퇴근 길에 우일관에서 불고기를 주문했다.

처장님이 내게 맡겨놓았던 머루주를 들고 가서 같이 먹었다.

엊그제 SK과장과 있었던 대화 중에 그의 역린을 건드린 이후 더더욱 조심스럽게 처장님을 대해야 하기에 바짝 긴장했다.

사람은 절대로 교만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SK과장이 최근에 자기가 살기 위하여 내게 보여준 태도는 정말 밉다.

전에 내가 그를 필요로 할 때 그는 나를 부인했었다.

자기가 살기 위해 나를 팔아서 자기에게 미칠 화를 내게 돌리려 했던 적도 있다.

그의 이기주의적 성향은 익히 알고 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승진하기 위하여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합집산된 충원부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친구는 SK과장 뿐이어서 처장이나 KH부장이 그에게 의존하는 바가 많아지게 되자 요즘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우쭐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게 너무나 심한 상처를 주었던 사람이다.

그도 내게 상처를 입힌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SK, LJ, KY 3사람이 충성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처장은 이를 관조하며 속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 중에서 내심 LJ과장을 승진시키고 싶은데 고참인 두 사람에게 익스큐즈 할 명분을 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가 이들을 이끌어가는 상황을 바라보는 것은 내게 매우 중요한 학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