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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923 호미로 막아라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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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23(목)

오늘 결국 사장 보고를 마쳤다.

처장은 그동안 끌어오던 인사혁신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최종 결재하고 기분이 매우 흡족해 하는 표정이다.

처장이 또 술 한 잔 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나는 SHJ 경평교수와 저녁 약속이 있으므로 CKK부처장과 JBH부장과 함께 중국집 가향에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회사 승진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S교수에게 대한민국에 우리 회사처럼 공정한 승진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이 없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자랑했다.

평가를 잘 받으려면 이런 기회에 우리의 강점을 강력하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S교수도 나름대로 감명을 받았던지 그걸 잘 포장해서 어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하루였다.

식사비도 그리 많지 않아 3개 팀에서 12만원 정도씩 계산하면 되었다.

S교수 가는 길에 차비로 5만원을 차안에 넣어주었다.

 

처장은 오늘을 기념한다며 직원들을 데리고 따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L과장이 처장 수발을 들었는데 오늘은 술을 별로 안하고 일찍 헤어진 모양이다.

 

22일에는 민주당 이상열 의원 보좌관 YSK이 파견자 문제에 의문을 품고 여러 가지 자료들을 요청하여 KT과장과 함께 의원 사무실에 가서 직접 설명해 주었다.

처음에는 파견자 말만 듣고 강한 의혹을 품었었지만 내 설명을 들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혹을 풀고 마음이 누그러들었다.

어렵더라도 찾아다니며 호미로 막아야지 나중에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작은 진리를 깨달은 하루다.

지금까지 3명의 보좌관을 만났는데 그들 모두가 처음에는 강한 의혹을 품었지만 나의 설명을 듣고는 점진적으로 우리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닥치면 무조건 당사자를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아주 작은 것이라도 선물을 가지고 가야한다.

비타 500 한박스 정도면 족하다.

돈 몇 푼 들어가지 않는 작은 것이지만 아주 큰 힘을 발휘한다.

김처장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