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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925 그 때도 나는 지금의 선택을 원했었구나.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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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25(토)

아침 일찍 운동하러 나가려던 계획을 접었다.

어제 먹은 술로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처럼 와이프랑 좋은 시간 가져보고 싶었기 떄문이다.

아이들 학교 간 사이 오붓하게 “관계”를 가졌다.

그러고는 하루 종일 컴 앞에서 살았다.

하나포스에서 영화를 보았다.

밀린 영어공부 3일분을 했다.

명동 칼국수 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만두 한 사라와 닭 한 마리 칼국수를 시켜 온 패밀리가 배불리 먹었다.

아내가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정관장 홍삼엑기스를 사가지고 왔다.

 

인생이 짧다는 생각을 잠깐 해 보았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은 많아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못 해본다.

그러니 이것저것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무엇일까?

조용한 은퇴일까?

시골에 작은 집 짓고 거기서 텃밭이나 가꾸고 글이나 쓰면서 그렇게 사는 것일까?

아님 젊었을 때 못한 정치를 말년에 한번 근사하게 해 보는 것일까?

정신적 구루가 되는 것일까?

세상은 구석구석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 간의 여러 가지 관계로 엮어져 있다.

그런데 그 관계가 객관적으로 보면 단순하게 보여도 사실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목숨을 건다.

농부를 바라보는 농부가 아닌 사람은 그들의 노동이 목가적이고 전원적이며 낭만적으로 보일지라도 농부는 농업에 목숨을 건다.

많은 융자를 얻어 정성을 다하여 피와 땀으로 지은 농작물이 망가져버리거나 가격이 폭락해 큰 피해를 입으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농사용 농약으로 자살하기도 한다.

그래 일단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보자.

그게 질리면 글을 읽거나 쓰면서 말이다.

(18년 전 내가 하고싶었던 첫번째를 지금 내가 하고있다.

아직까지 후회는 없다.

남은 생이 그리 길다고 생각하지 않아 지나온 삶을 정리하기도 바쁠것 같다.

형님의 덫이 문제인데 조급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면서 해법을 하늘에 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