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3~14
MH네 가족이랑 속초 연수원을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일찍 본사 테니스코트에 나가 P실장과 한 조가 되어 2게임을 하고 출발했다.
첫 게임은 우리가 이겼는데 두 번째 게임은 힘겨운 역전 상황까지 갈 뻔했다.
5:0으로 지다가 5:5 타이스코어에서 6:5로 지는 요상한 결과가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P실장의 실책이 더 컸지만 마지막 게임에서는 내 볼을 상대방 전위에 선 N과장에게 걸려 내 실책이 컸다.
테니스를 하다보면 인생살이와 너무 흡사한 면이 많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느 누구도 만만한 상대는 없다.
만만히 보면 반드시 진다.
조금이라도 교만을 떨면 반드시 그에 따른 징벌상황이 주어진다.
다른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찌감치 집으로 들어와 집사람을 태우고 속초로 향했다.
오랜만의 나들이여서 집사람도 처음에는 시큰둥해 하더니 나중에는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모든 산이 하나같이 낙엽을 몽땅 쏟아내었다.
상록수만 중간 중간 띠를 이루거나 점점이 박혀 있을 뿐 가지만 남은 회색으로 일색이다.
확실히 북쪽으로 갈수록 날씨가 춥기는 추운 모양이다.
점심으로 장원막국수집에서 막국수 한 그릇과 감자전을 먹고 한계령 정상에서 커피와 버터 발라 구운 옥수수를 한개 사 집사람과 나누어 먹었다.
양양에 있는 OOO연수원에서 MH를 만나 바닷가를 구경하고 함께 한전 속초연수원을 찾았다.
SYS과 CWS원장이 VIP급용으로 사용하는 방을 내주어 체면이 살았다.
안방 화장실에는 샤워기도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다.
같이 간 MH 딸 GY이가 자기 집하고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했다.
나중에 KCT부장에게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그 방은 사장이나 감사가 자는 방이라고 했다.
우리는 거기서 동명항으로 나가 활어를 5만원어치 사고 회 뜨는 비용과 초고추장 등 부대식품 몇 개를 장만하는데 1만원 정도를 썼다.
저녁 7시부터 마신 술은 새벽 2시까지 소주 5병에 맥주 1600CC PAT병 하나를 마시고서야 모두 떨어졌다.
민호 처는 예나 지금이나 그동안의 삶의 불만을 내게 토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를 빙자해 제 남편에게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상담료를 내라며 농을 섞어 화제를 진행하거나 주제를 자꾸 바꾸면서 술자리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대로 계속 놓아두면 분위기 전체가 흐려지고 우울해 지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은 할머니 순두부집에서 해장국을 먹었다.
MH가 아침 값을 내었다.
내게 황태포도 한 봉지 사 주었다.
중간 중간 졸음을 쫓기 위하여 휴게소에 들러 쉬면서 왔다.
점심식사는 오후4시가 다 되어서야 회사 뒤편 백암 순대집에서 했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았다.
최민식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다.
근친상간을 주제로 하면서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를 감동 있게 표현하였다.
아이들에게 계속 독설을 내뱉었다.
정신 못 차리고 목표의식 없이 피동적인 삶을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 꾸지람이 이어지고 있다.
(요즘 나쁜 아버지 역할을 너무 많이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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