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116 사장 피신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20.
728x90

 

2004.11.16(화)

처장은 하루 온종일 자리를 비웠다.

어제 마신 술로 속이 많이 부대꼈나보다.

강남지방노동사무소 H가 전화를 해 18일 날 사장님 피신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사장은 현재 대통령을 수행하여 중남미 순방중이다.

그동안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두 번이나 연기한 터여서 그가 짜증을 낸다.

사전에 전화를 걸어 미리 협의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더니 그가 조금은 수그러든다.

꼭 사장을 불러들여 코를 납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을 가지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비서실장에게 내려가 사장님 스케줄에 관하여 상의 드렸다.

비서실장도 짜증이 나는 모양이다.

우선 잠정적으로 25일 14시에 H반장을 불러다가 피신을 받는 것으로 하고 H에게 전화를 걸어 일정을 협의하였다.

이어서 K노무사에게 전화를 걸어 H반장이 그날 우리 사무실에 들러 사장님 피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하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금주 금요일 쯤 내가 먼저 방배동 노동사무소에 가서 사장을 대신하여 피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K가 제 역할을 잘 해낼지 모르겠다.

내 눈엔 모두들 돈에 환장한 사람들처럼 보인다.

아무리 용역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요구가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집사람이 어제 교통사고를 내어 회사에서 차를 수리하였으므로 그 차를 끌고 집으로 들어왔다.

쭈그러진 차체를 펴는데 회사에서는 도저히 곤란하여 KDY가 공업사를 불러 펴게 하니 비용이 많이 나와 수리비가 30만원이나 나왔다.

늙을대로 늙은 자동차 가격만큼 나온 것 같다.

장모님도 어제 자동차에 치어 다리가 부러지셨다고 한다.

깁스를 하고 집에 누워계시는데 병원에서 입원하라고 강하게 이야기 하였는데도 굳이 집으로 가시겠다고 해서 병원 의사와 싸우고 왔단다.

혹 늦게라도 처장이 갑자기 나타나 시비를 걸까 두려워 사무실에서 순두부 백반을 시켜 먹고는 잠시 앉아 있다가 들어왔다.

처장은 어제의 과음 때문에 하루 온종일 앓아 누운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