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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308 사랑은 미친 짓이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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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3.8(화)

어제 먹은 술이 잘 깨지 않는다.

어제 생각에는 별로 많이 취한 것 같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데 많이 부대꼈다.

오전 내내 ‘벽 없는 조직’ 탈고에 들어갔다.

아침 회의시간에 J처장은 이번 주 일요일에는 관리본부가 사장과 함께 등산을 가야한다고 했다.

사장님이 본부별로 함께 등산을 했으면 하자 관리본부장이 먼저 번쩍 손을 들어 그러면 우리가 이번 일요일에 가겠다고 자청을 했다는 것이다.

 

오후 2시부터 면접위원 교육이 있었다.

OOO의 임원 코치 한사람(그는 그가 정신과 의사라고 했다)이 강의를 했다.

면접에 관한 강의를 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스킬에 관한 것은 없고 어찌 보면 면접관이 지녀야 할 예의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조금 실망했다.

어차피 큰 기대는 할 수 없는 게 이런 분야다.

5시가 넘어 교육이 끝났으므로 사무실로 돌아와 마지막 탈고를 마치고 퇴근하였다.

 

집에서 'manchurian candidate' 영화를 보았다.

덴젤 워싱턴은 역시 괜찮은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의학을 이용하여 대통령 선거를 조작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상원의원 메릴 스트립이 자기 아들에게 기억을 지우고 새로이 입력시키는 소자를 개발하여 몸속에 넣고 로봇과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 원격조종하면서 아들을 전쟁영웅으로 조작하고 급기야는 대통령에 까지 당선시키는 과정을 그린 무시무시한 공상 영화다.

메릴스트립의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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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성의 작동이 아니라 광기의 지배인 것이다.

그 증거로서 사랑은 쌍방향의 작용이 아니라 일방적인 운동성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사랑에는 우리를 피해서 달아나는 것을 미친 듯이 쫓아가는 욕망밖에 없다.”는 몽테뉴의 말은 비극적인 속성을 잔인하게 요약하고 있음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싫어한다.’ 는 말은 ‘나는 이런 식으로 너를 사랑하는 위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싫다.’는 근본적인 주장과 통한다.

사랑이 미친 짓임을 안다고 해서 구원을 받을 수는 없으며 사랑은 비합리적인 만큼 불가피하다.

사랑과 결혼을 믿지 않는 그들이기에 섹스에서는 오히려 솔직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

사랑에는 적어도 ‘이젠 됐다’는 자족의 경지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의 지향은 완성이 아니라 좌절이나 파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최재봉 사랑은 미친 짓이다. 에서 -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르기를 관계란 서로를 길들인다는 것이며, 서로를 길들이게 되면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가 되고 만다고 설명해 준다.

그가 내게 유일하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이타적인 뜻이지만 소유한다는 것은 그보다 내가 더 소중하다는 이기적인 뜻이라는 걸.

- 박범신 ‘유일한 사랑’이라는 말에 깃든 함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