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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329-31 남보고 하라는 게 아니고 스스로 하는 게 혁신이야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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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3.29~3.31

매일 저녁 술을 마셨다.

29일은 OO팀장 G부장과 LKS이 승진 축하주 겸 JMY이 낙방 애석주를 마셔달라는 제안에 따라 산골 칼국수집에 가서 족발, 파전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30일엔 SJJ과장이 사무실에 들렀다가 갑자기 한잔 하자는 제안을 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약속이 이루어져 군산 아구찜 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텐텐에서 맥주를 마셨다.

31일은 KET가 전화를 해 나가보니 OO팀 LSK과장과 JHM과장 그리고 JBM이 까지 불러 놓았다.

나중에 KCT부장까지 합류하여 제법 판이 커졌고 음식점에서 만난 OOOO팀 식구들까지 합세해 술 잔을 돌려 나누느라 더욱 많이 마셔야 했다.

그 자리에서 OOOO팀 CBW과장은 OO원 제도에 대하여 열변을 토한 후 본사에서 모든 OO원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특히 사무직은 더욱 그렇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 가슴이 조금 뜨끔했다.

나는 당사자인 내가 그렇게 하면 내가 욕을 먹기 때문에 나는 못한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해 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OO원에 대하여 부러움 반, 질투 반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들어오는 길에 KCT부장과 교대앞 고메이에서 칭타오 맥주 1병씩 더 마시고 귀가했다.

요즘은 J처장이 주문한 인사혁신 추진계획을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놈 저놈, 이부서 저부서 할 것 없이 혁신을 외쳐대는 데 그 자리에 항상 인사분야가 끼어있고 인사 혁신에는 언제나 인사제도가 중심에 있어 사방에서 나를 겨냥하고 있다.

엄청난 짜증이 밀려온다.

그렇게 떠밀어대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데 제가 하는 일도 아니면서 엉뚱한 부서에서 엉뚱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나를 그리 심하게 괴롭히며 밀어대는지 모르겠다.

경영혁신 부서를 만들어 놓으니 자기가 직접 하는 일도 아니면서 남에게 혁신하라고 쪼아대기만 한다.

웃기는 현상들이다.

모두들 사장의 이름을 팔아 가면서 혁신을 외치며 설쳐대고 있는 것이다.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매스콤을 이용한 자랑에도 정신이 없는 듯 보인다.

그 주변에서 목소리 높여 아부떨며 칼춤 추는 모리배들이 싫다.

그러는 사이 회사의 기둥뿌리가 썩어 가는 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회사는 총체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구역전기사업자의 진입으로 수익은 감소하고 수요는 제자리를 맴도는데 직원들은 수익창출에는 관심이 없고 돈쓰고 딴 짓 하는 데만 정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