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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401 최선을 다하지만 집착하지 않는 삶

by 굼벵이(조용욱)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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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1(금)

오늘까지를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인사혁신보고서를 올리기로 했다.

어제까지 각 부서에서 올라온 사항들을 수정하고 정리하여 KT과장에게 종합하라고 지시를 해 놓고 먼저 퇴근하는 바람에 KT과장이 저녁 늦게까지 남아서 정리하느라 고생을 했다.

아침 회의에서 오늘 중으로 보고서를 올리겠다고 했다.

K과장이 정리한 보고서를 다시 수정해 달라고 부탁한 후 오후 2시에 PSJ부장이 주관하는 경영혁신 회의에 참석하였다.

SMC부장과 KSJ부처장 송변전처와 배전처 주무팀장이 함께 자리했다.

SMC부장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매우 위엄 있어 보인다.

어찌 보면 경계의 눈초리로 매우 분석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엊그제 읽은 플랭클린의 이야기가 생각 나 말을 삼가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지만 인사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경영혁신의 모습이 나를 절제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나는 여기저기서 인사혁신을 부르짖으며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말았다.

PSJ이가 주관하는 회의의 모습은 그리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본사 주관부서가 일방적으로 사업소를 지정해 혁신을 주도하고 그걸 best practice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KSJ부처장과 나는 한 목소리로 사업소별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P부장의 회의 진행은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인상을 주며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방의 의견을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고 의사발언을 막거나 신경을 다른데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좋지 않은 회의진행 모습이다.

 

J처장에게 보고서를 들고 갔다.

먼저 경영혁신 회의결과에 대하여 보고한 후 사장 경영평가 수검 자료를 보고하고 그동안 힘들게 만들었던 인사혁신 중점추진계획을 내어 놓았다.

J처장은 보고서를 나중에 읽어 볼 테니 두고 가라고 했다.

J처장이 오늘 경영평가위원과 만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였으므로 혹시 몰라 현금을 60만원 넣어주었다.

L교수가 택시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여비 조로 10만원을 꼭 넣어주라는 부탁도 했다.

그도 나만큼이나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기에 그걸 경영평가팀장에게 하라고 하면 안 되냐고 내게 물어왔다.

그러나 경영평가팀장은 그밖에도 O교수를 비롯하여 모셔야 할 사람들이 3사람이나 더 있기에 거기까지 신경 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해 주었다.

나중에 J처장이 내게 전화를 했다.

사장 수검 자료가 엉망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내가 꼼꼼히 보지 않은 잘못도 있다.

그의 업무지시를 받으며 매우 기분이 나빴지만 그럴 때 마다 KCY과장에게 오늘 아침에 해준 이야기를 기억해 내었다.

기분 나쁜 감정이나 좋지 않은 기억들은 매 순간 버리는 연습을 하라고 했던 것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오로지 자신에게 엄청난 해로움만 가져오는 것이므로 스스로 늘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던 것이다.

J처장이 내 비위를 상하게 하는 동안 그것들을 마음에서 꺼내 버리는 연습을 하였다.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지만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KT과장에게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말해주었다.

결국 수검 자료를 모두 내 손을 직접 다시 작성하느라 10시가 다 되어 퇴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