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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자연인이 되기 위해선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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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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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이 되기 위해선,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자유의지가 강해야 한다.
법정스님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책 '월든'의 추천사를 이렇게 썼다.
"소로우의 생활신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소하게 살라'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입니다."
​소로우 스스로도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며 미니멀 라이프를 강조했다.
나도 주변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내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그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골 삶은 유난히 간섭이 심해 언제 어떻게 주변에서 훅하고 내 삶에 끼어들지 모른다.
길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첫인사가
'어디갔다 오는겨?', 또는 '뭐하고 오는 겨?'다.
이 때 나는 질문의 진의여부를 떠나 어디까지 진실을 말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
이웃집 숫가락을 세는 정도를 넘어 심하게는 남의집 재산관리까지 간섭하려는 이도 있다.
외롭고 싸늘한 도시를 떠나 더불어 조화로운 자연의 자유를 택했지만 어떤 때는 차라리 도시의 고독이 그리울 때가 많다.
사람은 그렇다치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으며 내가 사는데 도움을 주기는 커녕 되려 불편만 끼쳐온 집단, 나라의 지나친 요구와 간섭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더욱 위축시킨다.
돈벌이도 없이 내가 한 일이라곤 그저 이 나라에서 숨쉬고 있었다는 것 밖에 한 일이 없는 데 지나치게 증액되어 청구되는 세금 고지서만해도 도대체 순종의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그러니 자연스레 자연인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에 깊은 공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발버둥치며 재산을 지키거나 불리려하기 보다는 소로우가 제안한대로 그냥 모든걸 버리고 영세민이나 생활보호대상자로 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한다.
오늘은 어미닭이 제새끼 일곱마리를 끌고 둥지를 벗어나 밖에 나왔다.
하늘의 명을 따라 대를 잇는다고 한 달을 치열하게 포란하느라 발가락 끝이 퉁퉁 부었는데도 제 새끼 보호한다고 다가가는 내게 맹열한 허세를 부린다.
내 숨통을 조이는 나라에는 복종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어미닭에게는 진심으로 복종하고 싶은 마음이 그냥 우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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