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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당랑이 내게 말을 걸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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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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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 앞 난간에 기어오른 당랑과 잠시 장난질을 쳤다.
마차 쇠바퀴랑도 맞서 싸우다 깔려죽을 만큼 깡생깡사로 사는 놈인데 나를 두려워할까...
그냥 모른체 슬며시 자리를 비켜서 눈먼 메뚜기나 잡아 먹고 살면 될 일을...
나이들매 당랑같은 역발산 기개세도 꺽이고 어느새 황새다리에 참새 가슴이 되어 하나 둘 포기하는 내 삶에 경종을 울리러 왔는가 보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당랑처럼 깝쪽대다 개망신 당하기 보단 가을 단풍처럼 홀로 조용히 내 빛깔로 늙어갈 일이다.
다시는 맛볼수 없는 엄마의 마지막 김장김치도 이젠 바닥을 보인다.
당랑이나 나나 삶은 그렇게 엄마의 김치맛처럼 세월과 더불어 소리없이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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