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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607 나는 미련곰탱이였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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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7(화)

몸이 회복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앓고 난 사흘간의 연휴 끝에 맞는 출근하는 길이어서 그런지 매일 다니던 길인데도 낯설기까지 하다.

아침 회의시간에 인사혁신 방안에 대하여 최대한 빨리 진행할 터이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처장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처장이 내 말을 듣고 많이 안도하는 것 같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항들을 통해 나를 경험해 보고 나름대로 나를 신임하게 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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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2400만원을 주고 서울대 KS 교수를 초빙하여 장기간 시리즈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는데 강의내용이 신선하고 내게 많은 도움을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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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OO실장에게 가서 인사혁신 보고서를 briefing 했다.

그 보고서에는 파급효과가 크고 인사의 지각을 흔드는 매우 혁신적인 내용들이 많은데 L실장은 내 보고서에 대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

앞으로 인사혁신과 관련하여 혁신실에서 더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 차라리 잘 된 일이다.

올라와 KJ부처장에게 보고서를 열람시켰다.

나중에 일상감사를 제대로 받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K부처장에게 아예 보고서를 통째로 맡겨놓은 채 한 시간여 동안 KJ국장의 래방에 응대하였다.

K국장은 별정직 직능등급을 6등급까지 확대해 달라고 생떼를 쓴다.

한 시간이 넘도록 K국장을 설득했다.

곧 없어질 직무에 그런 빗나간 임금구조로 노조나 회사의 경영을 어렵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K국장은 그래도 내 말을 경청할 줄 알고 나름 이해하며 받아줄 줄 안다.

KJ위원장이 회사와 상의없이 자체적으로 내세운 선거공약 사항인데 이를 어떻게든 실현시키고 싶어 한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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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께 들어가서 OO실장 보고 건을 비롯하여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보고를 드렸다.

그리고 내일 있을 근무평정 교육에 대하여도 이야기 하였다.

그냥 OOOO과 수의계약을 체결하여 고과제도를 개발하고 직무분석도 그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며 연수원으로 하여금 교수요원에게 고과자 훈련에 관한 교육(training for the trainer)을 받게 하겠다고 했다.

공개경쟁으로는 도저히 당신이 원하는 일정에 맞추어낼 수 없으니 수의계약에 의하여 이를 시행하겠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근무평정 관련 교육이 있어 거기를 다녀와야겠다는 이야기를 지난주에 했으므로 내일부터 교육에 참석하겠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처장방을 나왔다.

세상에 나 같이 열심히 혼신을 다해 일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나도 참 미련 곰탱이다.

욕이란 욕은 혼자 다 먹어가며 곰탱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녁에 과장들에게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했다.

오막집에서 양곱창을 놓고 넷이 앉아 소주를 3병이나 마셨다.

술자리에서 KS과장에게 칭찬을 했더니 KT과장이 시기를 하는 듯하다.

KS과장이 K교수의 강의내용에 이의를 제기하자 KT과장이 나서서 반대의견을 제시하며 서로 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은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까지 서로의 이론을 굽히지 않고 심한 논쟁을 벌였다.

KS과장도 나이가 한참 어리지만 빳빳하게 대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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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과장이 다른 과장들에게 자신은 내년에 교육을 가겠다고 공언하고 다니는 모양이다.

나는 Y과장에게 그가 주변사람들에게 세뇌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그를 다시 받는 조건이 아니라면 차라리 예쁘게 보내주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그는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업무능력에 변화가 없는 듯하다.

그의 내면에 내재한 욕망도 지나치리만치 강하다.

그의 집요한 성격도 나와 가끔 부딪치기까지 한다.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많은 적을 만들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