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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528 장봉도 철수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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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5.28(토)

대학 동창회 라이온스 클럽에서 봉사활동 가는데 함께 가자며 나를 초청했다.

JCM총무가 CYJ에게 전화를 했고 CYJ가 내게 전화를 해 강하게 나의 동참을 부탁했다.

영종도를 간다고 해 그냥 야유회를 가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야유회가 아니고 정신지체 장애자 재활원에 기금을 전달하러 가는 것이었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장봉도로 갔다.

장봉도에 위치한 재활원은 예쁘게 별장처럼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잔디 운동장까지 있고 주변경관과 너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내가 차에서 막 내리자마자 철수라는 장애인이 내게 달려들더니 나를 부등켜안고 엉엉 울었다.

몇 분간을 그렇게 안고 울기에 등을 두드려 주었다.

담당과장으로부터 재활원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시설을 둘러본 후에 우리는 어촌계장이 하는 음식점에 가 놀래미와 우럭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백합도 구워 먹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노닥거리다가 급하게 차를 몰아 5시 배를 탔다.

차량 두 대와 함께 간 사람들의 승선료가 도합 10만원쯤 되는데 모두 내가 내었다.

JCM이가 그 돈을 내게 보내준다고 하는 걸 극구 사양했더니 그럼 그냥 라이온스 회비로 하겠다고 했다.

나와 함께 차를 타고 갔던 노 선배님은 우리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신 27년생으로 한국은행에서 정년을 맞으신 분이다.

그 선배를 모시고 교대 앞 세꼬시집에서 최영자랑 함께 소주를 2병 더 마셨다.

노 선배를 남부터미널에 모시고 가 평택으로 가는 차에 태워드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장봉도를 다녀오고 사람이 반가워 우는 철수랑 포옹도 했다. 

삶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놓을지 사뭇 궁금하다.

조금 지나면 우리 형도 철수처럼 될 것 같다.

나도 그러다가 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