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628 일진 괜찮은 날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3.
728x90

2005.6.28(화)

운이 대체로 좋은 날이다.

오늘 저녁에 회사에서 음악회가 있는데 처장을 포함하여 모든 경영진이 거기에 참석하기로 되어있다.

아마도 처장이 음악회에 참석했다가 다시 사무실에 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야근을 해야하는데 오늘 저녁 야식으로 무엇을 먹겠느냐는 CCM군의 제의를 뒤로하고 과장들에게 밖에 나가 순대국밥을 먹자고 하였다.

KS과장이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YW과장 와이프에게 아이가 안 서 아이를 갖기 위하여 요즘 Y과장이 몸 관리에 들어갔기에 혹 순대국은 먹을 수 있는지 물으니 의사가 돼지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함께 나가 수육순대 한 접시를 놓고 순식간에 소주 다섯 병을 비웠다.

연과장이 몸 관리 때문에 술을 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넷이서 한 시간 만에 다섯 병을 비웠으므로 각자가 한 병 이상 마셨다는 이야기다.

그 정도면 뭐 우리 식구들에겐 적당한 양이다.

그렇게 먹고 마신 후 사무실에 들어오니 전무님이 벌써 사무실에 와 계셨다.

나의 동물적 감각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거다.

처장님 대신 전무님이 사무실로 컴백해 총무팀 식구들과 함께 컴으로 음악프로그램을 열심히 찾고 계셨다.

전무님과 함께 총무팀 쇼파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무님은 지난번 업무보고 이후 나에 대한 신뢰가 정말 대단했다.

그 자리에서도 또 한번 지난번 업무보고 이야기를 꺼내면서 한바탕 칭찬이 늘어졌다.

나는 송변전과 배전직군 통합에 관한 전무님 생각이 어떤지를 물어보았다.

부정적이었다. 

부사장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젠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전무님은 사무실을 두루 둘러보신 후 배전처를 한번 다녀오마고 나가셨다.

오늘은 부하직원들에게 좋아하는 술도 마시게 하고 처장 대신 전무님에게 점수는 점수대로 딴 날이다.

전무님 퇴근 후 나도 곧바로 퇴근하였다.

시간은 이미 10시가 넘었다.

집에 도착해 호신이 고민을 들어주었다.

한참 사춘기인 이녀석은 나름대로 마음 속에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석의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한 시간이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은 속에서 울화가 치밀었지만 용기를 불어넣으며 '너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는 투로 이야기 해 주었다.

이녀석이 많이 고무되는 느낌을 받았다.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웠는데 아내가 들어와 악역은 자기가 하고 선역은 당신이 해서 좋겠단다.

누가 무슨 역을 하던 아이에게 좋은 결과만 온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려다 말았다.

요즘은 아이들 생각만 하면 속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