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7.16(토)
아침 운동이(테니스) 끝난 후부터 하루 온종일 논문을 쓰기 시작하였다.
저녁에는 호신이와 경신이를 데리고 생맥주집에 갔다.
지난번 B부장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힌트를 얻었던 것을 실천에 옮겨보기 위해서다.
전자상가 맞은편에 즐비하게 늘어선 맥주집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갔다.
호신이는 까불대며 나보다 빠른 속도로 술을 마셔댔다.
첫잔이 급방 비워졌고 두 번째 잔이 나왔다.
호신이는 좀 취하는 것 같다고 하더니 이후부터 내게 필요한 말이라며 주저리주저리 제생각을 털어놓았다.
녀석은 그동안 읽었던 여러 가지 책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내게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덕목들을 늘어놓으며 직장생활에서 이것만은 꼭 유념하야 한단다.
채근담이 어떻고, 목민심서가 어떠며, 유머경영이 어떠다는 둥 고전에서 현대경영까지 인용해 가면서 내가 직장생활 하는데 필요하다며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풀어나갔다.
아무리 상사에게 욕을 먹고 혼이 나더라고 웃음과 자신감을 잃지 말고 슬기롭게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애가 아버지 전문분야를 가르치는 격이어서 웃음도 났지만 그런 생각이 자신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어 그냥 모른체 경청해 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내가 예상한대로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화장실로 가는 복도 한 가운데에다 엄청난 분량의 토를 쏟아내고 만 것이다.
더 있다간 녀석이 더 많은 실수할 것 같아 우리는 얼른 일어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경신이는 두 잔을 다 마시고도 거뜬했다.
집으로 들어와 영화 우주전쟁을 보는데 나는 졸려서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지만 경신이는 졸지 않고 끝까지 보는 것 같았다.
이 놈이 술 좀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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