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무들기 농장

시골노인들과 최저임금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17.
728x90
7월 5일 오전 11:48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라면 모르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주축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저임금제가 왜 필요한지 시골농부인 나는 잘 모르겠다.
우리동네엔 80프로 이상이 80대 이상 노인들이고 나는 노인회 총무다.
이분들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농사 밖에 모르고 살아오신 분들이다.
농사는 이런 분들이 느리게 천천히 해도 큰 도움을 줄 수있는 일들이 제법 있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어서 무리하지만 않으면 육체건강은 물론이고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분들이 할 일이 사라지자 운동삼아 보행 보조기구를 끌고다니며 동네 한 바퀴를 도는 모습을 자주 본다.
난 이분들이 그런 비생산적인 운동 대신 아침 저녁 선선한 시간대에 천직인 농사일을 돌보면서 운동과 돈벌이를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최저임금제가 이분들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가 버렸다.
웃고 떠들며 함께 일하고 나누던 정겨운 모습까지 사라져버린 거다.
나의 멘토아짐은 똑똑하셔서 내 생각을 이해하시고 비생산적인 운동 대신 생산적인 노동에 나서셨다.
농산물의 수익성이 별로여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짐은 나 대신 농장주 역할을 하신다.
나는 그분이 해오던 방식을 존중하며 자발적으로 그분의 머슴이 되었다.
지난 해에도 고구마를 심었는데 농사는 잘되었지만 판매가 마땅찮아 처가 식구들에게 강매해 용돈 조금 마련해 드렸다.
요즘 간식으로 지난해 수확한 고구마를 먹고있다.
가슴을 치며 먹을 수도 있지만 우유랑 먹는 방법을 권한다.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싶은 당신의 한끼 식사로 이만한 게 있을까?
 
모든 공감:
회원님, 김계월, 김우현  외 101명
49
 
1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댓글 더 보기
 

'봄무들기 농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쉬탈트 놀이  (0) 2023.07.20
물 말은 밥과 멸치반찬  (0) 2023.07.17
일기를 쓰세요  (0) 2023.07.17
소명  (0) 2023.07.17
오병이어의 기적이자 은총  (0) 202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