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무들기 농장

물 말은 밥과 멸치반찬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17.
728x90
7월 9일 오후 12:12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더운 여름날엔 이거지...!
서울에서 자취생활하던 학창시절엔 식욕이 참 왕성했었다.
아마 자갈을 씹어 먹어도 소화시켰을 거다.
앉은 자리에서 계란 한 판도 먹었으니까.
농부의 아들이라 다행히 쌀은 풍족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어렵게 살아가는 생활이어서 반찬은 변변찮았다.
그래도 멸치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국민반찬이어서 이런 무더운 날엔 가끔씩 물말은 밥을 퍼 그 위에 고추장 찍은 멸치를 올려 먹었다.
물도 그냥 마당가 수돗물을 받아 말았다.
윗통을 벗어던진 채 플라스틱 물바가지에 한가득 퍼담은 물밥을 게눈 감추듯 게걸스레 먹었었다.
날은 덥고 밥맛도 잃어가는 요즈음 예전 기억을 되살려 밥그릇에 물을 말고 고추장 찍은 멸치를 숟가락에 올려 먹어보았다.
옛날 생각이 매콤한 고추장 맛과 구수한 멸치맛에 실려 새록 새록 올라온다.
열려진 문틈 사이로 내모습을 몰래몰래 훔쳐보던 앞집 둘레고모는 잘 살고 있는지...
그 땐 왜 그 사랑을 눈치채지 못했나 몰라.
지금도 쑥맥이긴 매한가지지만...
 
모든 공감:
회원님, 김계월, 김우현  외 120명
40
 
1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봄무들기 농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 밥 대신 맥주와 이런 안주로 배 채워도 안죽는지  (0) 2023.07.20
게쉬탈트 놀이  (0) 2023.07.20
시골노인들과 최저임금  (0) 2023.07.17
일기를 쓰세요  (0) 2023.07.17
소명  (0) 2023.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