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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130 겁 없이 대들다가 내 인생 작살났어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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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30(목)

아침에 아이들에게 심한 독설을 퍼부었다.

요즘 아이들이 학습일지 작성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증거다.

너희들 인생이니 너희들이 책임지라고 했다.

부모는 할 만큼 도리를 다 했고 나머지는 모두 너희들 책임이니 공부를 하던 게임을 하던 너희들 멋대로 해라

그러나 나중에 절대 부모를 원망하지는 말라고 했다.

그런 독설을 듣고도 아이들은 소귀에 경 읽기 식으로 공부를 소홀히 했다.

오늘도 호신이는 아예 일지를 작성하지 않았고 경신이는 일지에 그냥 “과외”라고만 적었다.

울화통이 터질 것 같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YSK과장이 내 책상 위에 책을 한 권 놓아놓고 갔다.

승진운동을 하는 모양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부즈알렌과 맥킨지에서 프로패셔널 컨설턴트로 일하는 조세미란 career woman이 쓴 글인데 자신이 겪은 경험과 주변에 성공한 리더들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놓았다.

글로벌 인재가 지녀야 할 행동특성들을 나열해 놓았다.

평소 내 생각과 많이 일치하고 있지만 몇 가지는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커 사무실 컴퓨터에 필요한 사항을 입력해 놓았다.

 

KT과장이 가져온 내년도 업무계획에 관한 보고서를 읽다가 한심한 생각에 과장들을 모아놓고 적극성을 가지고 똑바로 일하라며 역정을 내었다.

책을 읽고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다른 기관도 한번 알아보고, 현재 제도를 관습적으로 보지 말고 회의적 사고로 개선점이 없는지 재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과장들이 조용했다.

눈치 빠른 KT과장은 자기 생각 두어 가지를 들고왔다.

그의 아이디어는 늘 거칠지만 잘 다듬으면 무언가 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내가 KSH부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늘 저녁에 시간이 있냐고 물어와 작은 동기모임이 즉석에서 만들어졌다.

KSC부장과 LHC부장에게도 연락하여 권서방네 백암순대집에서 함께 모였다.

순대 한 접시를 놓고 거나하게 소주를 마셨다.

아마도 두당 한 병 이상은 마신 것 같다.

제일 쇼킹한 뉴스는 1직급 보직기간 상한제와 관련하여 잘 나가는 2직급 7인방이 조인트하여 나를 역적으로 지목하고 나를 작살내겠다며 벼르고 있다는 것이다.

HKK, PKH, CSJ, YSK, KHY이 주축이 된 모양이다.

어차피 내가 살면서 뛰어 넘어야 할 고비들이다.

이제부터 구차한 변명 따윈 하지 말자.

더이상 생각하지 말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내가 책임지고 밀고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