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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213 그래서 개만도 못한 인간 소릴 듣는 거야

by 굼벵이(조용욱)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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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13(화)

기획처에서 경영지원본부장 합의를 맡아달라며 서류 하나를 내게 건넸는데 내용인 즉 비정규직 관련 업무 총괄을 기획처에서 우리처로 떠넘기는 안이다.

직무분석과 관련하여 약속한 4직급 T/O 3개를 주면서 비정규직 업무까지 떠넘기려한 것이다.

처장님은 어떻게 잘 설득이 되어 넘어갔는데 이를 전무님께 보고 드리니 서류를 그냥 두고 가란다.

그런 비열한 행동을 보이는 기획처에 대하여 전무님이 화가 단단히 나신 모양이다.

그 업무를 그냥 받으려는 나까지 오히려 괘씸하게 보는 것 같다.

인생사 매사가 그렇게 지저분하고 뒤끝이 깨끗하지 못하다.

마치 똥누고 밑 닦아도 주변에 똥이 묻어있는 것처럼.

 

연수원 강의를 다녀왔다.

신입사원들이 내 강의를 참 좋아한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해왔던 강의 스타일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기 때문이다.

강의가 끝나고 K원장님께 가서 인사를 드렸다.

그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나만 보면 먼저 교수에 대한 처우개선부터 말씀하신다.

교수들에겐 감사실 직원들처럼 근무평정 상대평가 ‘수’비율을 더 높여달라는 주문을 한다.

사실은 감사실이 감사를 등에 업고 횡포를 부린 거다.

K원장은 다른 누구와 약속이 있는지 인사차 들른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나와 함께 근무할 때에는 나 없인 못산다며 그렇게도 철저하게 부려먹고는 이제는 나를 떠나 아니다 싶으니 외면하는 모습인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세상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고 마음속에 되뇌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기사 나도 남에게 똑같이 그런 아픔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인간은 모두 그렇다.

그래서 개만도 못한 인간 소릴 듣는 거다.

마침 PBW이가 왔으므로 P부장을 데리고 함께 본사로 들어와 회사 근처 중국집 천미향에 가서 소주 각 1병을 마셨다.

P부장으로부터 나에 대한 K처장의 생각을 들었다.

K처장이 과거 나를 미워했던 이유는 내가 20년 전에 지점장들이 놓고 가는 촌지를 받아 직원들 회식이나 과비용으로 대체해 썼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말도 안되는 이유다.

그 때는 보임부장마다 가끔씩 무슨 무슨 지점장이 주고갔다며 내게 돈이 든 봉투를 들고 와 그걸 비용으로 사용하라는 주문을 했었다.

업무추진비도 없고 밥값도 없는데 1년 365일 주말도 없이 야근에 시달려야 했고 야근도 한두시간 하는 게 아니라 잠도 못자고 새벽 한두시까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밥이라도 제대로 먹여 일을 시켜야 하는데 밥값도 안 주면서 그렇게 혹독한 야근을 시켰다.

그걸 가련하게 생각한 보임부장들은 지점장들이 놓고 간 촌지를 내게 들고와 야근 식비에 보태라고 했었다.

내 선임들도 그랬고 나도 그 돈을 관리하며 밥값을 맞추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걸 칭찬은 못할망정 그게 나를 미워했던 이유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P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가 내 조수로 근무할 때 일 대신 불평 불만만을 일삼아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그다.

상대방 입장은 외면한 채 함부로 말을 하고 내 견해와는 많이 다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

내가 밥을 사먹여 그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