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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317 집사람과 법천사 절터에서 돼지감자를 캐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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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17(토)

집사람과 함께 아침밥을 먹고 광미로 향했다.

광미낚시 아줌마가 구더기 통을 내어놓았는데 분유통으로 1/3정도 찼을까 말까하는데 그걸 만원이나 달란다.

너무 일러 구더기 값이 아직 안 내린 모양이다.

요즘 구더기 찾는 사람 있냐고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간간 있는데 주로 섬진강을 간단다.

웨이더 담는 가방과 덕이 묵이 그리고 도래 한 세트, 7호 낚시 바늘 한 세트 사느라 31,000원 들었다.

낚시바람에 제법 돈을 쓴다.

덕평 IC 근처에 누치가리 김수한씨가 산다.

먼저 거기서 그와 만나 돼지감자를 캐기로 하였다.

누치가리(닉네임)는 나름 멋지게 살고 있는 듯하다.

오천 마을에 사는데 길가에 작은 개울도 있어 여름엔 거기서 피라미 낚시를 한단다.

그를 픽업하여 함께 원주 부론의 없어진 절터 법천사로 향했다.

많은 사람이 이미 돼지감자를 캐러 다녀간 흔적이 있다.

우리도 부지런히 감자를 캐었다.

웨이더 통에 하나 가득 담고 봉지에도 담았다.

누치가리 말로는 돼지감자가 당뇨병엔 특효라고 했다.

그가 권해 돼지감자 몇 개를 먹으니 방귀가 잦고 소변이 금방금방 마려웠다.

적당히 감자를 캐고 나와 견지하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흐르는 물이 한 눈에 보이는데 힘차게 흐르는 물발이 최고의 견지 터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라면을 삶아 함께 먹었다.

집사람도 맛있게 잘 먹었다.

누치가리가 산삼주 한 병을 가져왔다.

나도 동강 더덕주를 가져간 터여서 함께 한 잔씩 하고 입수했다.

물발이 참 좋았다. 물발이 너무 강해 두 사람 정도 밖에는 서기가 힘들었다.

시기적으로 아직 견지는 이른 것 같다.

전혀 입질이 없다.

내가 가져간 덕이와 묵이를 사용해 설망을 설치하고 둘이 함께 흘렸는데 피라미 한 마리 없다.

낚시를 접고 다시 남한강 대교 밑으로 들어갔다.

역시 아직은 철이 아닌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이천에서 칡 냉면을 먹었다.

수육 한사라도 함께 했다.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집이라며 누치가리의 칭찬이 자자한데 내가 먹어보니 유천 칡 냉면만 못한 것 같다.

더군다나 그동안 차거운 물 속에서 있었던 바람에 몸이 많이 차가와진 상태였으므로 찬 음식을 먹는 것은 별로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집사람이 그걸 좋아 해 거길 갔다.

누치가리가 밥값을 내고 싶어 했지만 밥값도 그냥 내가 내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피곤이 몰려와 그냥 잠에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실변전소 테니스장에 갔다.

PJH전무님과 KYM전무님 나오셨다.

KDS부장과 한 조를 이루어 게임을 했는데 나랑 컴비플레이가 잘 안되는지 아니면 내가 아직 몸이 덜 풀렸는지 세 판을 내리 지고 말았다.

상대가 워낙 센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늘 운동장에 서면 마음이 앞서 계임에 욕심을 부린다.

결국 무리해서 5게임이나 했다.

맥주 몇 잔과 새싹 비빔밥으로 아점을 먹고 집에 들어와 잠을 청한 뒤 돼지감자가 썩지 않도록 베란다에 정리했다.

고장난 헤어드라이어를 고치고 다녀온 낚시대를 정리한 후 영화를 보았다.

‘분닥 세인트’와 ‘마빈스 룸’ 영화를 보았다.

(그동안 그 많은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으면서 어쩌면 제목 자체조차도 왜 이리 생소할까...

인간의 기억이란 이토록 제한적인데 막상 사람들은 본인은 모든 걸 제대로 기억하는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