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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310 울지말고 그냥 내 말 들어주면 안되겠니?

by 굼벵이(조용욱)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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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며칠간의 출장을 다녀 온 후 첫 출근일이어서 밀린 일로 바쁘다.

TDR 보고 후 어떤 절차에 의하여 뒷마무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아야 하고 새로운 TDR 과제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하여도 고민해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엊그제는 아침 새벽에 꿈을 꾸었는데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한 TDR 주제를 어떻게 끌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계시를 주는 듯 했다.

채용제도는 순환보직과 연계해서 검토하라는 것이었고 따라서 앞으로는 대졸 고졸 구분 없이 하나의 입사구분만 운영하고 모두 지역을 구분하여 지방 사원처럼 채용하는 것이 어떻겠나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원으로서의 재임기간을 좀더 늘려야 인력효율 향상을 위한 기저인력 계층이 형성될 것이므로 현재보다 2년 정도 초간고시 응시시기를 연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임금 수준은 현행 대졸수준을 적용해도 괜찮고 신입사원 임금수준을 낮추기 위한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하여 현행 전문대졸 수준으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TDR 룸에 내려가서 이와 같은 나의 생각을 전달하고 Kick off 미팅 자료 준비를 지시했다.

간부 승격제도는 과거 제도로는 도저히 사용이 어려우니 우선 당장은 지난번에 제시한 개선안으로 시행을 하고 사장이 지시한 새로운 승격제도는 새로운 평가내역을 적용할 수 있는 다음연도 이후에나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인사 전문가도 아닌 사장이 나타나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려고만 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보려 하지만 사장의 잘못된 생각을 합리화해주는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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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김응태 부장이 점심식사를 같아 하자는 전화를 했다.

두부마을에 가서 두부정식을 먹었는데 된장찌개와 비지찌개가 일품이다.

김부장도 속이 타들어가는 모양이다.

승진은 해야 하는데 제도는 미정이고 그렇다고 내가 속 시원히 알려주는 것도 없고 하니 답답할 것이다.

나도 어찌될지 모르니 해 줄 말도 없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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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들도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당장 MBO를 시행해야 하는데 아무도 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말똥말똥 내 얼굴만 바라보는 것 같다.

오늘은 회의를 하면서 차장들에게 조금은 싫은 소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모두들 책임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지난 며칠간 자리를 비웠더니 메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그걸 읽는데 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 라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집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 늘려야겠다.

가정적으로 내가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급적이면 집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늘려 가정으로의 복귀를 시도해야 할 것 같다.

어제저녁엔 집사람이 내 명함을 달라고 했다.

주변의 누군가가 그러는데 한전 사람 명함을 가져가면 10% D/C하는 음식점이 있단다.

그래서 내 명함을 하나 얻어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그런 데가 어디 있느냐며 명함 주기를 꺼려하자 집사람이 또 불편해 하며 울음보를 터뜨리려 했다.

명함을 주었더니 퉁명스럽게 받아들었다.

누가 달라는 건데?”

학재엄마요

내가 회사생활 30년 가까이 하지만 한전 직원이라고 해서 10% D/C 하는 음식점을 본 적이 없어.”

정말 이상해서 그러는 거야.”

조금만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이야기를 하면 집사람은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다 관철되지 않으면 울음보를 터뜨리려 한다.

그런 현상이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엊그제도 보험증에 있는 43세 한정운전 특약과 48세 한정운전 특약에 관한 설명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면서 내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비웃음으로 일관하다가 나중에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순간 '왜 그런 설명을 미리 제대로 해주지 않았냐'며 불만을 토로하더니 급기야는

그래 당신은 잘나고 난 못났다’고 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었다.

내 수준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