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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406 장모님 생신잔치, 집사람과의 임진강 견지여행

by 굼벵이(조용욱)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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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6()

지난 금요일 날엔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김응태가 권춘택 부장과 함께 나랑 조용히 얘기하고 싶다며 한 잔 하고 싶어 했다.

마침 사업소장 회의가 끝나는 날이어서 김포의 김원식 지점장과 태백의 정인근 지점장까지 합세했고 장현수 위원장까지 불러 자리가 커졌다.

김원식 지점장은 김광중 차장까지 데리고 나왔다.

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정신을 잃었으며 누구에겐가 실수를 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하지만 집에는 잘 왔고 다음날 아침에도 잘 일어나 잠실 테니스장에 나갔다.

박종확 전무와 내가 한조가 되고 조철 부장과 하봉수 부장이 한조가 되어 재미있는 한판 승부를 벌였다.

처음에는 게임이 안 될 듯싶더니 내가 실수를 많이 해 3게임을 이기고 1게임 지는 결과가 되었다.

그래도 네 게임 모두 완승하는 재미없는 게임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아마도 어제 마신 술이 과해 운동감각에 지장을 초래한 모양이다.

게임이 끝나고 점심식사는 같이 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 장모님 생신 잔치를 우리 동네에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선택한 중국음식점 난랑에서 12시에 모여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막내처남 내외가 장인 장모를 모시고 난랑에 도착했고 우리는 누릉지탕과 탕수육, 고추잡채에 이어 다른 무엇인가를 시키려 했는데 그만 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요리는 그만하고 식사로 대체했다.

술은 천진고량주를 마셨다.

독주라 빨리 취하고 빨리 깨는 듯하다.

집에 들어가 케익이라도 자르는 행사를 가지려 했는데 굳이 그냥 집으로 들어가시겠다고 해서 막내처남 내외가 장인 장모를 모시고 갔다.

마침 호신이도 친구 만나러 가는 바람에 집이 비어 집사람과 한바탕 사랑을 나누었다.

일주일 만에 갖는 성스런 행사라 그런지 아랫도리가 묵직했다.

 

영화 the reader (책 읽어주는 남자)를 보았다.

나는 한글로 붙인 영화 제목에 리더라는 제목이 붙어있어 Leader 인줄 알았더니 R로 시작하는 리더였다.

The Leader 라는 경영분야 고전 리더십 관련 도서가 가 있는데 아마 그게 그런 생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자기 직분에 충실하고 성실한 문맹의 착한 여성이 자신의 콤플렉스로 인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영화다.

어린 고등학생과의 사랑, 성행위 그리고 비정한 떠남도 모두 그녀의 순수한 사랑에서 기인한다.

아니 문맹의 수치스러움을 밖에 내보이지 않으려는 강한 자존심으로 선택한 죽음은 인간 삶의 리얼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사실 우리는 가치 없는 것이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고 집착한다.

그만큼 각자의 편향적 콤플렉스는 무서운 것이다.

자라오면서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축적된 콤플렉스들이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소화되어야 하는데 미완의 컴플렉스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집사람에게 내일은 임진강에 함께 가자고 했다.

오늘 있었던 장모 생신 축하연 때문인지 방금 전에 가진 애정행각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이 조금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함께 가겠단다.

내일 집사람과 함께 강에 갈 생각하니 미리부터 마음이 설렌다.

 

다음날 아침 임진강 비룡대교로 향하는 길은 안개가 무성하다.

한치 앞도 제도로 볼수 없는 오리무중이다.

88키로의 거리지만 자유로를 이용하니 한 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안개가 너무 짙은 상태여서 도저히 여울에 들어설 수 없었다.

아침식사 장소를 찾다가 우연히 그럴듯한 해장국집 하나를 찾아내었다.

한우가 한 근 600그램에 24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낚시터 점심 먹거리를 준비했는데 마침 찌개에 넣을 돼지고기를 빠뜨렸었다.

김치 찌개에 돼지고기와 어묵을 넣은 먹자빌딩 일미쌈밥집 김치찌개가 내 입맛에 맞아 이를 모방한 형태의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어볼 거라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주인장에게 돼지고기는 없느냐고 물었다.

아마도 주인은 소를 직접 도축하거나 도축장과 매우 관련이 많은 사람 같았다.

돼지고기는 없단다.

찌게에 넣어먹으려는데 소고기 1만원어치를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할 수 있단다.

정말 잘되었다.

오늘은 완전 대박날이다.

물고기가 정말 잘 나온다.

특히 내게만 계속 물고기가 붙어준다.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이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신난다.

모처럼 나선 마눌과의 봄나들이에서 대박이 난 것이다.

오전에 3수를 하고 오후에 두 시간 만에 6수를 했다.

여울을 떠날 때에는 잡아놓은 고기를 내가 잡은 것 외에도 도요새란 닉네임을 가진 친구가 잡은 것 까지 양해를 구한 후 모두 방생했다.

소고기를 넣은 김치찌개 점심도 맛이 괜찮았다.

도요새를 불러 소맥과 점심을 대접했다.

도요새는 자신이 베어스 타운에 근무하는 사람이란다.

주변에 어질러진 쓰레기를 담은 봉지를 자신이 버려주겠단다.

오후 두시쯤 들어가 네 시가 되어서야 물에서 나와 낚시 채비를 정리하고 450분경에 일어섰다.

차가 막히는 듯 했지만 거리가 66키로 정도밖에 되지 않아 두 시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홍천강이 좋지만 너무 길이 막히니 임진강도 이정도만 잡혀주면 자주 찾을 것 같다.

요즘은 설망보다는 띄움이 더 나은 것 같다.

띄움의 방법도 터득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할 때는 무조건 빨리 물고기가 운집해 있는 목표지까지 보내는 사람이 먼저 낚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여름에 한참 가까이 붙을 때는 물고기가 바로 설망 앞까지 오지만 그렇지 않은 계절에는 띄움으로 조금 멀리 보내야 한다.

물고기는 물살이 끝나는 위치에서 미끼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늘 물살이 끝나는 위치 근처에 까지 줄을 흘려주어야 한다.

다음 주에는 어딜 갈까?

신나는 견지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집에 오니 호신이 녀석이 컴을 켜고 갑자기 나가는 바람에 녀석이 꼽아놓은 USB를 통해 야동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초등생 중등생 들이 벌이는 철부지 짓거리를 컴캠으로 찍거나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은 것들이다.

혹시 로리타 증후군(아동성애 편집증)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녀석과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을 닫고 있다.

아빠는 오로지 돈을 받아내기 위한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자신을 위해서 아빠가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