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1(수)
어제는 임청원 부장이 처장님 점심 스케줄이 없으니 식사제안을 해보란다.
경영평가 위원인 고려대학교 CJ교수를 만나러 간다고 보고하면서 점심식사나 같이 하자고 했다.
처장님은 흔쾌히 수락했다.
고려대학교 앞 상가 건물들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화가 없다.
일제시대 건물들이 즐비하다.
그런 건물들을 보면 어린시절 생각이 난다.
처음 전학 와 동선동에서 살 때가 생각난다.
그 땐 고려대 뒷산에 자주 올랐었다.
동선동 전셋집 주인 손녀 화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귀엽고 총명한 꼬맹이였었는데.
민족의 정기를 이어간다는 고려대학에 스타벅스 커피점이 대문처럼 버티어 섰다.
요즘 대학생들은 한 잔에 오천원씩 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나보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CJ교수는 완전 촌놈 스타일이다.
가져간 보고서를 열심히 설명하는데 요즘은 머리가 낡아 바로바로 적합한 단어나 표현이 제 때에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술에 절은 데에다 나이가 들은 모양이다.
CJ교수는 일단 한전에 대하여 나쁘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내가 공을 들여 만든 보고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잘하면 금년 성적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C교수 방을 나오는데 신운섭 차장이 커피 한 잔 하고 가잔다.
고려대 대문 스타벅스에 들렀다.
스타벅스는 여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사회가 점점 이상해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여성의 기세가 점점 등등해지고 남성은 작아져만 간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성이고 시대적 조류인 측면도 있지만 멍청한 정부 정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니 출산률은 점점 세계 최저치를 치닫고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려 외국인이 몰려온다.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원래 안 맞는 말이었지만 이제 우리도 혼혈은 보편화 되었다.
현상권 부장은 목소리도 크지만 호탕한 말솜씨로 호감을 산다.
그런 만큼 솔직한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 역시도 사장에 대한 불만이 대단하다.
한전인과 한전 문화를 짓뭉개는 김사장의 행태에 심하게 분노하고 있다.
처장님을 모시고 소야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처장님은 우리를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이야깃거리를 찾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결국 자연스레 아이들 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는 작은 놈이 게임에 빠져 이를 고쳐보려 몽둥이질을 한 이야기와 머리를 깍지 않아 선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녀석을 호되게 꾸지람 했던 이야기를 했다.
허처장님은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아이가 게임에 빠져있고 우리 애처럼 아빠 말을 잘 듣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서로 공통적이다 보니 둘이 동병상련을 느꼈다.
임부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임부장이 이장표 처장을 만나러 간다면서 같이 가잔다.
용궁 참치집은 이처장 단골집이다.
종업원들도 그를 좋아한다.
그의 말로는 1인당 5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푸짐하게 참치를 먹을 수 있는 집은 여기 뿐이란다.
술 마시다 졸음이 올 정도로 술을 많이 먹었다.
나는 바보처럼 술 앞에 절제를 모르는 모양이다.
누구든 사양하지 않고 주는 잔을 낼름낼름 받아먹다 저 혼자 취해서 움직이지 못할 만큼 술을 마신다.
참 미련한 놈이다.
내 내장은 그런 나를 배신하지 않고 아직은 충성스럽게 잘 받아주고 있다.
기특하다.
습관화되다보니 내장도 익숙해진 모양이다.
고마울 뿐이다.
이장표 처장 앞에서 정희문 차장을 칭찬했다.
일은 같이 안 해봐서 모르지만 인성은 한전 최고라고 칭찬했다.
그의 행태를 보면 그런 느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용하게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나보다 고수다.
최준원 차장이 차비가 없는 것 같아 2만원을 꺼내어 차비하라고 주었다.
최차장은 어제 밤 그냥 전철을 타고 집에 갔다며 오늘 아침 내가 준 2만원을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냥 웃을 수밖에...
그렇게 만류했건만 정희문 차장은 끝내 내가 탄 택시 안에 택시비 2만원을 넣어주었다.
사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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