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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601 출장에 이은 경신이 면회

by 굼벵이(조용욱) 202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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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

지난 한 주간 장기간에 걸친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수요일에는 전북본부를, 목요일에는 전남본부를, 그리고 금요일에는 강릉지사를 다녀왔다.

전북본부에서의 설명회는 조금 부족한 측면이 있었지만 나머지는 괜찮았다.

전북본부 설명회가 끝나고 행정지원팀장과 문태영부장이 함께 하는 저녁자리가 있었고 식사에 이은  9홀 스크린 골프도 있었다.

모두들 선수급이다.

나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영 비거리가  나지 않는다.

스크린 골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폼도 엉성하다.

코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연습도 열심히 하지 않은 결과일 거다.

그러면서 강연 내용에 골프이야기를 예로 든 게 조금 우습긴 하다.

다음 날은 황우엽 본부장과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헤어져 광주로 출발했다.

전남 광주에서는 정종필 본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정본부장의 배려로 선로 점검 차 운영하는 짚차를 타고 무등산 정상까지 다녀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산이 그리 커 보이지 않았는데 정상에 올라 바라보니 대단한 산들이 연결되며 맥을 이루고 있었다.

전남본부에서의 강연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강연을 마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다음날 아침 8시 반에 집사람과 호신이를 데리고 강릉으로 출발했다.

최준원 차장과 이명환 차장을 현장에서 만나 강릉지사 뒤편에 있는 황태해장국 집에서 황태찜으로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허기진 탓도 있었지만 정말 맛이 좋았다.

강릉지사에서는 마침 직원 자살사고가 나서 지사장 이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의 유서 내용으로 보아 그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고마웠어.’

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그는 나이가 내 또래인데 대형 계량기 고리에 줄을 매고 자살했다고 한다.

그는 심한 내향형이어서 모든 문제의 원인이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려는 성향이 강했고 그런 책임의식이나 죄책감이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런 사고가 있다고 해서 내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

내 스타일대로 준비한 강연을 시작했고 강연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김정원 지점장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해 김대성 고성지점장과 함께 바로 속초로 향했다.

허름한 횟집에서 소주를 1인당 두병 이상 마신 것 같다.

김대성 지점장은 나보다 많이 취한 것 같다.

김정원 지점장이 자꾸 집사람을 부르라고 해 집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폐 끼치기 싫어 안 부르려 했는데 김지점장의 간곡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와서는 곧바로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집사람이 나보다 먼저 잠에서 깨었다.

평소 같으면 늦은 시간까지 잠들어 늑장을 부려야 하는데 오늘은 나보다 먼저 일어나 있다.

아마도 한시라도 빨리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침 일찍 경신이 부대를 방문했다.

7시 반이면 나올 수 있다더니 그 시간에는 아침 점호에 이은 구보행군을 하고 있었다.

군인 아이들이 구보하며 달리는 모습을 보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구보 중에 장난을 치는 녀석도 있다.

어른스러움이나 군인다운 강인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군인 아이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런 아이들이 어떻게 국토와 국민을 지켜낼까.

아이를 부대에서 데리고 나와 속초 연수원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이들이 나가 노는 사이 나는 바닷가로 나가 낚시에 몰입했다.

새끼 참돔 세 마리를 잡았다.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돈데이에서 주방아주머니가 경신이를 위해 돼지고기 삼겹살과 야채 따위를 보내와 그걸 술안주 삼아 저녁에 경신이와 소주를 마셨다.

먼저 음식을 마련해 준 주방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하게 했다.

고기를  10인분도 넘게 싸주었다.

아이들이 노래방에 가길 원해 아이들을 보내놓고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경신이가 지난번에 내가 왔을 때 김치와 햄을 넣고 끓여주었던 라면잡탕을 먹고 싶어 했다.

내가 햄을 들고 그걸 다시 시도하려하자 집사람이 화를 내는 바람에 생각을 접었다.

집사람은 아침식사는 적당히 때우고 대신 조금 일찍 '광범이네 물회'를 먹고 싶었던 것 같다.

열시쯤 연수원을 떠나 간성에 도착해 먼저 경신이가 부대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산 뒤 광범이네 가서 물회 점심을 먹으니 11시 조금 넘었다.

경신이를 간성 부대앞에 내려주고 서울로 향했다.

집사람이나 아이는 좀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 했지만 길이 너무 막히니 조금 일찍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내 의견을 따라주었다.

그 시간에 출발해 좀 막히긴 했지만 오후 4시경에 도착한 것으로 보아 조금 일찍 떠난 덕에 그리 심하게 막히진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