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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807 지혜롭게 사는 법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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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어제 신기수가 휴가를 마치고 출근했다.

우리 차장들이 회의용 탁자 앞에 모여 앉아 우리팀을 찾은 그를 반긴다.

단체협약 해지권 관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아마도 그가 풀어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어느 누구도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나는 은근히 오기가 올라왔다.

철저하게 파고들어 그 원인을 규명하고 싶었다.

신기수를 개인적으로 만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봐야 할 것 같다.

오늘 점심은 소담골에서 생태탕을 먹었다.

나는 그냥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는 게 더 좋다.

야채 따위를 내가 먹고 싶은 만큼 가져다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평소에 공급받지 못했던 여러 가지 필요한 영양소들을 취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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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신건만이가 자신의 신상문제를 상담하기 위해서 나를 찾았다.

젊은 친구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는 윗사람에게도 살갑게 잘 대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면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자문도 구하고 밥도 살 줄 안다.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자연법칙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사일에 전념해 오면서 자연법칙을 터득한 사람이 농림부 장관을 하는 것하고 그런 경험 없는 정치인이 장관을 하는 것하고 어떤 사람이 더 장관역할을 잘 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신건만은 선뜻 농사꾼을 택하지 않았다.

나는 카르마 경영 이야기를 했다.

누구든 자기 업에 대하여 전심전력을 다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업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어느 분야의 업에 종사하던 득도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많이 다르다.

그래서 오히려 정치인이 장관 역할을 하는 것보다 불학무식하나 농사에 전심전력하여 득도한 농사꾼이 더 장관역할을 잘 해 낼 것이라고 했다.

그가 내 말에 동의하는지 모르겠다.

100/100Rules에 따르면 내 입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도 내 귀를 통해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것도 궁극에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란다.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말을 하던 듣던 철저하게 100% 자신의 책임 하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신차장이 공부가 끝나고 복직하면서 어디에 배치 받았으면 좋은지에 대하여 묻기에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부서에 배치 받는 게 좋다고 했다.

김회천이는 중앙교육원을 추천했던 모양이다.

그의 추천기준은 오로지 승진을 쉽게 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신차장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오익선이는 본사에 근무해 보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본사근무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결론을 지어주었다.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어느 분야에서건 튀는 사람은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다른 일 까지도 더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게 되기 때문이지

신건만이는 자신이 연수원 교수로 일하게 되면 직급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명강의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그 생각만으로도 그는 연수원이 적합하다는 결론으로 기울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식사는 사대부의 찬에서 보쌈을 먹었다.

나는 소맥을 말아 마셨고 신차장도 두어 잔 말아 마셨다.

식사비도 내가 내었다.

음식점을 나와 집으로 가기 위해 걸어가는 길에 신차장이 내게 식사 뷔페권이라며 내게 내밀었다.

나는 극구 사양했다.

오히려 열심히 잘해보려고 노력하며 발버둥치는 후배가 고맙고 기특할 뿐이라고 했다.

 

일류에서 벗어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갖는다.

자신은 원래 SKY대를 갈 수 있는 실력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OO대를 들어왔다.

그래서 자신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도 무슨 일이든 악착같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살고 그래서 성공확률이 높다.

고졸로 입사한 사람들이 대졸로 입사한 사람들보다 열심히 일하는 이유도 매한가지다.

그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김회천이다.

그는 학교 다닐 때도 우리랑은 잘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자신은 우리와 같은 레벨이 아니어서 우리랑 어울릴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늘 외로이 혼자 다녔었다.

그래서 지금의 성공 뒤에는 그의 엄청난 와신상담 노력이 숨어있다.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 마음대로 못하고 외롭게 때를 기다려왔을 것이다.

실은 나도 그래 왔다.

나도 내게 주어진 개인적인 사명이 있다.

시골 동네 어르신들의 기대는 물론 조상님들의 기대, 친구들의 기대도 있다.

무엇보다도 내 스스로 내게 거는 그대가 가장 클 것이다.

아마도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자신들의 한을 나의 성공을 통해 실현시키시려 하시는지도 모르겠다.

일이면 일, 로비면 로비, 공부면 공부, 술이면 술, 놀이면 놀이, 연애면 연애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남보다 앞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감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다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된다.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런 뒤에 조상님의 음덕이 더해지길 기다리면 된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지난 2주간 비가 오지 않았던 탓에 먼지가 많이 쌓였던지 먼지 냄새가 훅 올라온다.

이런 날 맡는 먼지냄새는 정겹기 까지 하다.

먼지 냄새를 맡으며 물고기의 바닷물을 나의 공기에 비유해 생각을 해 보았다.

물고기에게는 바닷물이 공기와 같을 것이다.

내가 물고기라면 공기는 바닷물일거고 때로는 뻘과 같은 흙탕물도 만날 거고 때로는 명경지수 청정수도 만날 것이다.

물고기가 바닷물 속을 水泳하면서 살아가듯 우리는 공기 속을 氣泳하면서 살아간다.

작은 콧구멍 두개로 숨을 쉬면서 온 몸에 공기를 공급해 준다.

그러면서 우리의 몸은 공기와 하나가 된다.

공기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우주와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공기를 매체로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은 공기를 통해 우주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운기조식이 매우 중요하다.

운기조식이란 가장 중요한 매체인 호흡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흡명상법이나 참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음은 심장에 있는 것이 아니고 신경세포가 전신에 분포되어 있듯 온 몸에 걸쳐 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호흡과 명상을 통해 몸이 우주와 하나가 되어 조화롭게 하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