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5(화)
어제 초급간부 임용고시 제도 개선안이 확정 공포되었다.
지난 3월 이후 노조에서 5개월이나 협의사인을 안해주며 끌어안고 조물딱거렸다.
그래서 노조가 회사로부터 얻어낸 것은 당초 심사선발 비율을 25%에서 32.5%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심사선발 비율을 높히는 것도 장점이 많을 것 같아 받아들였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미래나 거취를 노조에 의존하게 하기 보다는 회사측에 의존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노조활동 보다는 승진해 간부로 성장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신의 업무나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들을 초간시험에 매달려 지치게 하는 것보다는 심사선발 비율을 높혀 업무나 회사측에 매달리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전무님을 설득시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하나의 정답은 편견일 뿐이다.
하나의 정답만을 주장하는 것은 편집적 성향에 기인한다.
보다 생각에 유연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기 도그마에 빠져 P같은 편집적 옹고집에 빠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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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이 9월 5일에 있을 중기 경영목표 수립 워크샵과 관련하여 보고서를 검토하다가 무언가 부족하다며 내가 전반적으로 손봐 줄 것을 요청했다.
서류를 받아서 검토해 보니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많이 달랐다.
개인간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내 생각대로 하자면 체제 전부를 처음부터 다시 손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 보고서를 만든 임부장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내 생각이 꼭 옳은 것도 아니어서 임청원 부장에게 전반적으로 다시 수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임부장에게 전화를 거니 임부장이 내 의견이 어떤 것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나는 친절하게도 그의 자리에 가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해 주었다.
개인간 경쟁 보다는 조직효율 향상 쪽에 포커스를 맞추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다른 것에 우선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원하지만 방향만 설정되면 아이디어는 많이 나올 수 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중에 그가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느낌을 읽을 수가 있었다.
마침 처장님이 임부장을 찾으시는 바람에 그가 일어섰고 그래서 대화는 짧은 시간에 끊어지고 말았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기분이 영 아니었던지 아침인사차 처장 방에 가는 길에 내 자리에 들르지도 않고 혼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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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 저녁식사를 놓고 박인환 차장이 고민한다.
내가 할 일이 있어 나가기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이 정 안된다고 하면 우리가 하겠다고 했다.
마침 초간고시 제도개선과 별정직 제도개선 내용이 마무리 되어 책거리도 해야 하므로 그 자리에 처장님을 모시면 금상첨화일거란 생각을 했다.
새로 생긴 나주곰탕집에 가서 떡갈비를 안주삼아 술을 나누었는데 양이 적은 편이어서 값이 제법 나왔을 것 같다.
돼지와 오리 떡갈비인데도 우리 팀원들이 먹성이 좋아 두당 3만원은 족히 넘은 것 같다.
혹여 예산을 초과할까봐 안달하는 내 모습이 우리 차장들에게 추하게 비추어질 것 같아 창피스럽기도 하다.
에이, 새가슴.
그래도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아무리 회식장소라고는 하지만 인사처장님이 나랑 심각하게 업무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에 X차장이 큰 소리로 Y차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리가 너무 커서 우리가 도저히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
X차장에겐 조금 미안스럽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나무랐다.
처장님이 말씀하시는데 바로 옆자리에서 그렇게 큰소리로 떠들면 못쓴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이 모든 것이 내 사람관리 방식에서 기인한다.
최대한의 자율권을 부여하다보니 그게 좀 지나쳤나보다.
그래도 모두들 즐거운 기분으로 흥겹게 술을 마셨고 소폭을 3잔씩이나 돌리면서 마무리 하였다.
전철을 타고 가겠다는 나를 신운섭 차장이 굳이 택시에 밀어 넣어 편하게 들어왔다.
기분을 살려 오랜만에 집사람과 좋은 시간도 가졌다.
집사람은
“우리가 1년에 평균 몇 회 정도 할까?”
하고 묻는다.
자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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