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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825 절차기억, 신념기억, 학습기억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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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고수들이 하는 이야기는 서로 일맥상통한다.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경지에 올라서면 대부분 생각이 비슷해지는 모양이다.

'뇌, 생각의 출현'에서 박문호 박사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법칙을 고스란히 되풀이 한다,

창의성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 해당 분야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웃라이어 에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 했다.

1만 시간은 매일 하루 세 시간씩 계속 학습할 경우 10년에 해당한다.

창의는 해당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학습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내 생각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한다.

인사제도개선 아이디어 공모가 그 전형적인 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나 문외한에게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하고 싶지 않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억지로 공모를 주선할 뿐이다.

박문호 박사는 인간의 부류를 학습 부재형, 학습 최소형, 학습 주도형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인간의 기억은 절차기억, 신념기억, 학습기억으로 구분되는데 학습부재형은 학습이 없으므로 주로 생존에 필요한 절차기억과 삶의 과정에서 단순한 형태의 학습을 통해 축적된 신념기억만 남아 있어 대체로 단순하면서 고집이 세다.

이는 어린아이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학습 최소형은 현실에 필요한 최소한의 학습만을 행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보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현실에 부응하기 어렵다.

학습 주도형은 절차기억이 10%, 신념기억이 20%라면 학습기억이 70%를 상회하는 사람들이다.

학습기억은 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정보 간 이합집산을 통해 진화하기 때문에 때로는 과거의 진리를 부정하고 새로운 진리체계를 구성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유연해지면서 특정 신념을 지나치게 고집하지 않는 생각의 유연성을 가지게 된다.

비록 그 책의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내게 매우 중요한 일깨움을 주었던 책이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부분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설명하는 책이다.

내가 조금만 젊었어도 이 책의 전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해볼 수 있었겠지만 각종 뇌 부위에 대한 설명과 이론은 내 머리를 혼란하게 해 졸음이 쏟아져 정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루하고 어려운 부분은 대충 스킵해가면서 적당히 읽다보니 그가 주장하는 내용의 진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언젠가 시간 여유가 될 때 다시 읽어봐야겠다.

우리나라에 이런 수준의 학자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통신 연수소에는 그런 학자가 있는데 우리 전기 연구소에는 그런 학자가 왜 없을까하는 질투심이 생기기까지 했다.

한편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왜 보다 젊고 능력 있을 때 더 열심히 학습에 전념하지 못했을까하는 후회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라도 내 생각을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지만 그건 내 욕심일 뿐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그가 주장하는 몇 가지 중요한 생각을 출력하여 작은 아이에게 가져다 줄 생각이다.

그거라도 읽고 조금이나마 학습에 대한 열의가 생겨났으면 해서다.

어제 저녁에는 모처럼 집에서 호신이와 집사람까지 온가족이 함께하는 저녁식사를 했다.

집사람이 찬으로 고등어 자반과 시금치 무침을 준비했다.

시골에서 가져온 어머니표 열무김치는 환상의 맛을 자아낸다.

모처럼만에 온 가족이 함께 맛난 저녁식사를 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요리를 불편해 하는데 미경이는 그렇게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온 가족이 맛나게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그녀는 그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족을 위한 요리에 전념한단다.

난 미경이 생각이 옳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