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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828 혁신의 의미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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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청량낚시에 덕이와 묵이를 주문해 놓았다.

별것 아니지만 인터넷으로 낚시 미끼를 주문할 때면 가슴까지 설렌다.

무언가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리라.

이번 여행은 대물을 잡는다거나 많이 잡는다는 목적보다는 남규에게 견지낚시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코스도 거기에 맞추어 잡아볼 생각이다.

홍천강이 예쁘고 깨끗해 거길 다녀올 생각인데 혹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된다.

어제 인터넷에 올라온 바로는 물고기가 꽤 많이 잡혀 꽤나 매력적인 곳으로 소문이 나 있어 견지인파가 많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다가 홍천강 강변으로 자동차 진입을 못하게 해 그것도 문제일 것 같다.

집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하면서 그날 가서 무얼 먹을 것인지에 대하여 상의했다.

닭백숙에 찹쌀 죽을 넣어 먹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보아하니 집사람도 그리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저녁에 준비를 해달라고 하고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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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퇴근길에 팀원들에게 아리랑에 가서 식사나 하고 가자고 했다.

간재미 회 무침 한사라에 돼지고기 찌개를 곁들여 술안주를 했다.

 

그자리에서 나는 팀원들에게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술이나 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미를 찾고 결속을 다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혁신은 사장이나 처장, 팀장이 하는 게 아니고 업무 담당자가 하는 거다.

사장이나 처장 팀장은 보다 나은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때로는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기도 하고 때로는 격려하며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했다.

남에게 또는 남의 일에 혁신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제넘은 사람들이다.

혁신이란 일종의 진화다.

진화는 자연법칙이다.

그러므로 혁신은 자연법칙이다.

종이 생존하기 위해 환경 변화에 맞도록 적응해 가는 자연법칙이 혁신인 것이다.

나무나 수풀이 무성할 때는 몸집이 큰 공룡이 살기에 최적의 상태였겠지만 수풀이 줄어들면 적게 먹고도 살 수 있도록 스스로 몸을 작게 하고 동작이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

진화와 마찬가지로 혁신은 지금 내 주변 환경이 어떤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몸을 불릴 때인가 줄일 때인가를 알고 이에 적합하도록 혁신전략을 스스로 맞추어 나가야 한다.

잘 모르겠다면 자연의 흐름이라도 읽어야 한다.

사장이나 (사장이 만든)경영혁신실처럼 무조건 남에게 혁신만 부르짖고 강조하며 위기상황만 조성한다고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도 긴장과 이완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조화롭게 성장하듯 조직의 혁신도 긴장과 이완을 반복시켜야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긴장은 전체의 20%를 넘어서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사람 몸도 긴장이 지나치면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이 생겨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 듯 조직도 지나치게 긴장을 강요하면 긴장 불감증은 물론이려니와 혁신을 위한 혁신이 반복되면서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다.

직원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아실현의 과정을 통해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20:80법칙은 여러모로 유용한 자연법칙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차장들의 자발적 혁신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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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인사처의 역할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인사처는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따라서 CEO에게 경영정책적 조언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CEO의 생각을 현실의 장에 실현시키거나 합리화시키고 정당화 시키는 일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CEO를 위해 몸바칠 각오까지 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인사처에 근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CEO에게 불만이 가득한 최준원 차장은 아마도 인사처를 우습게 보는 CEO에게 과연 그런 정도의 충성이 필요할까 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CEO가 당신의 수족 역할을 하는 인사처를 우습게보든 그렇지 않든 인사처 근무자의 의무가 그렇다면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그게 조직이다

만일 CEO가 인사처를 가볍게 생각해 해체한다면 모를까 그렇다고 가볍고 경솔하게 행동해서는 안된다.

엊그제 최차장의 마음속 불만을 공감하고 그 자리에서는 분위기 깰까봐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다음날인 오늘 술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말해 준 것이다.

차장들이 내 말을 공감하고이해하며 실행해 주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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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호신이에게 또 한마디 했다.

평생을 잔소리해도 부자지간에 좋지 않은 감정만 쌓일 뿐 녀석에게 자발학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침 식사를 하는데 녀석은 오늘도 또 졸면서 밥을 먹고 있다.

잠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시간을 잘 건지 목표를 세우고 계획적으로 살면 안 되겠니?”

했더니 대꾸도 없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해도 마이동풍이다.

아침 출근길에 자빠져 자고 있는 녀석에게

이 닦았냐?”

하고 물으니

,

하며 일어선다.

넌 평생을 그렇게 살래?”

그런 아침 대화가 정말 싫다.

집사람도 그러는 내가 꽤나 싫은 모양이다.

어디에선가 코미디 프로에서 들었다며

저 새끼는 아침마다 잔소리야

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젠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로 했다.

어떤 꼬투리를 잡더라도 매일 달달 볶아치면서 녀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제 어멈이 그렇게 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오히려 키워가 생겨난 잘못된 스키마를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다음번에 또 그러면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제 자신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놈이 무슨 CEO를 꿈꾼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그렇게 살다간 평생 제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하고 남의 지시 아래 살다가 비참하게 죽을 걸?”

지나치게 독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아들이기에 그런 자극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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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머리를 드라이하면서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름마를 타보았다.

억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차라리 본래 기울어진 방향대로 왼쪽으로 자연스럽게 살짝 말려만 주는 방식을 채택해 보았다.

처음 보기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헤어스타일도 물 흐르듯 생긴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그래서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고 셀프카메라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런대로 괜찮아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억지로 살지 말고 생긴대로 그냥 살자.

그게 내 인생에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줄수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