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4(금)
이번주도 어김없이 금요일이 찾아왔다.
금요일은 샐러리맨의 마음을 구름 위에 올려놓는다.
벌써 주 5일제 근무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엊그제 박종확 전무와 노재원 지점장을 만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오늘까지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나와 권춘택 처장이 노재원 지점장에게 승진 턱을 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송파구청 앞에서 7시에 만나 독도참치 집으로 가 넷이서 소주를 아홉 병이나 마셨으니 몸이 성할 리가 없다.
거기다가 2차로 대현 굴국밥집에 가서 소맥을 여러 잔 말아먹었다.
내 몸은 유체이탈되어 완전히 껍데기만 남았다.
권춘택이가 술에 취한 두사람을 택시에 태워 보내는 등 뒷마무리를 하고 나까지 집에 데려다 주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어제는 다도 일식집에 가 권처장에게 점심을 샀다.
숙취로 하루 온종일 힘들어 하다가 오후에는 ‘생각의 지도’를 읽었다.
생각의 지도가 만들어지는 경로는 다양한다.
명사 중심의 범주화를 좋아하는 언어이냐(서양), 동사 중심의 관계 지향적 언어이냐(동양)에 따라 달리지기도 하고
협동을 필요로 하는 농경문화냐 협동이 필요 없는 유목 또는 상업도시 문화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사회문화적인 요인 외에도 가족이 아이를 어떻게 길들이느냐 즉 가정교육에 따라서도 매우 달라진다.
그러므로 생각의 지도는 선천적이라기보다는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베이비 붐 세대 즉, 58년 개띠들이 극성스럽게 만든 문화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세대는 우리 아이들 즉 경신이와 호신이가 주역이 되는 세대가 될 터인데 우리 세대가 보기에는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흥망성쇠의 사이클은 그렇게 돌고 돈다.
헐벗고 굶주리며 자란 아이들은 강한 승부근성으로 악착같이 성공을 이루어내지만 경제 사회적으로 풍요로운 환경 하에선 개인의 욕망에 탐닉하면서 마약이나 술, 유희 등 부정적 쇠퇴의 생각회로가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부자 3대 못 간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
후손을 망치지 않으려면 아이들을 근면 검소하게 키우고 많은 시련을 이겨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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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이가 문자를 보냈다.
시골 동네친구들 가을 정기모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하기 위해 번개 모임을 갖자는 정원이 의견대로 돼지토마토로 번개 장소를 정했었는데 정배가 노래방 개업을 했으니 이왕이면 그 쪽에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다.
용범이도 그게 좋겠다고 한다면서 내게 일부러 전화를 했다.
정배와 상의하니 바로 앞에 2호선 신정사거리 전철역이 있다고 해 거기로 장소를 바꿔 고향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병진이가 다시 메시지를 보냈는데 5호선 신정역 3번 출구 순흥골 갈비집으로 장소를 바꾸어 버렸다.
나를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내게 전화라도 한 통 한 후에 변경했어야 한다고 생각해 기분이 조금 상했다.
그래서 내가 병진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다.
그는 나를 대신해 자신이 한 시간 동안 힘들게 찾아 정한 장소라고 했다.
나름대로 나를 위해 힘들게 노력을 했는데 나는 제 멋대로 장소를 바꾸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하려는 사람으로 오인한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컴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곳에서 만나 모두들 즐겁게 식사를 했고 정배네 노래방에 들러 노래 한곡씩 하고 나와 막걸리까지 한잔 더 하고 헤어졌다.
충용이가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가는 길에 나를 집 앞에 내려주어 편하게 왔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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