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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도 신의 한 수가 있다.
금년 여름 한달 넘게 하루 한 두 끼는 감자와 토마토를 주식으로 삼았다.
새끼감자(큰 건 멘토아짐이 박리다매로 다 처분해서 상처받은 놈들과 무녀리 새끼들만 남았다.
농부들은 대개 그런 것들만 먹는데 의외로 그게 아주 맛나다.) 너댓개를 전자레인지에 구워 치즈랑 같이 먹고 토마토로 입가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은 오이나 수박 복숭아 따위의 제철과일로 마무리한다.
물론 운동(테니스)을 마친 후 먹는 저녁식사엔 소주에 말은 캔맥주 한 깡이 파리지앵의 포도주 처럼 따라붙는다.
토마토를 질리도록 먹으니 누군가 그걸 익혀먹으면 맛도 영양도 더 낫다고 해 유투브를 검색해 따라해 봤다.
자이글 한쪽에 토마토를 볶은 다음 청계란 스크럼블을 만들어 믹스한 뒤 모짜렐라 치즈를 토핑해 먹어보았다.
맛이 괜찮았는데 무언가 2%부족한 듯해 서양사람들이 아무데나 뿌려먹는 케찹을 발라봤다.
맛이 상큼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토마토 케찹 그게 서양요리의 화룡점정 신의 한 수 라는 걸 깨달았다.
나 이러다 농부 때려치고 누구처럼 요리사로 인생 3막 레이스에 합류하는 거 아녀?
자의반 타의반 독거를 꿈꾸신다면 고독력도 중요하지만 이런 소꿈(작은 꿈)놀이를 예쁘게 즐길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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