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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0518 그 때 삼성이 내 말을 들었어야 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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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과 동시에(as soon as) 모임을 주선했다.(arrange)

어차피 정은보 국장(director)이 보직을 받아 나갈 것 같고 학기도 끝나가므로 마지막 종강파티를 마련해 보는 게 좋을 듯싶어서 화이트보드에 '종강파티 어떠세요?' 라는 글을 적어놓았고 학우들 대부분 반응이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은보 국장이 그날 저녁엔 약속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환송식으로 내일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점심으로 환송식과 종강파티를 함께 할 것인지, 환송식 따로, 종강파티 따로 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다.

 

마지막 수업은 영어 듣기수업이다.

숙명여대 교수인 LYNN 아주머니가 진행한다.

오늘은 뒷자리에 우리도 모르는 젊은 아가씨가 한 사람 앉아있다.

린 교수가 그녀에게 왜 왔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외안원 강사요원인데 DICTATION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그러지 않아도 린 아줌마는 외안원이 강요한 DICTATION 방식 수업에 대하여 강한 반대의견을 표명한 터였다.

그걸 감시까지 한다고 생각하니 몹시 기분 상했던 모양이다.

심하게는 '내 나이가 58세인데 젊은 처자가 나를 감독한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툴툴거렸다.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irrespective of, regardless of) 장유유서의 정신은 살아있는 것 같다.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서양에도 연장자에 대한 예우나 배려가 있는 듯하다.

어찌보면 그것도 일종의 자연법칙이다.

아무래도 나이 든 사람이 힘은 부족해도 지혜가 많을 것이고 그러기에 젊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젊은이가 나이든 선지자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저녁 630분에 홍석환 팀장이 주관하는(in one's charge) HR전문가 모임에 갔다.

저성과자와 관련하여 윤혜신 이사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윤이사는 단아한(graceful, elegant) 용모에 커리어 코치로서의 언변을 가진 멋진 여성이다.

한 때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저성과자 관리와 관련하여 별정직 공무원을 역임한 바 있단다.

우리 회사 Refresh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저성과자로 분류된 사람들은 대부분 mental problem을 가지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저성과자 문제와 Mental Problem의 문제는 별도로 구분해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Mental problem이 없는 저성과자는 역량개발이나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직무개발을 통해서 관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역량은 있는데 Mental problem이 있는 경우에는 스스로 자신의 질병을 인식하고 적극적 치료에 임하든가 퇴사하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 퇴사를 선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는 그가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만일 그가 치료를 거부하면 이를 이유로 해고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이미 조직인으로서 부적합하기 때문에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대충 이런 이론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저녁식사를 함께한 후 이영희 상무와 가재산 사장, 그리고 매경 기자와 함께 소주 한 잔 더하고 들어왔다.

2차는 내가 내었다.

삼성전자 전직지원 센터장에게 삼성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역할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었다.

단순한 일개 기업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모든 기업의 선도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고 다른 나라 경영이론을 실험하며 모방에 집중할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문화는 어떤지, 삼성인의 조직문화는 어떤지 따위를 철저히 분석해서 삼성 고유의, 대한민국 고유의 인사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