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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1102 논문 지도교수에게 원고 전달

by 굼벵이(조용욱)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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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

마지막 리더 원고를 조양현 교수에게 전달했다.

조교수가 이 논문의 핵심 주제어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

내가 논문 대신 책을 집필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밝혔는 데에도 조교수는 논문지도교수인 만큼 제목이 논문 형식으로서는 부적합함을 따지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주제어를 설명해도 이 원고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핵심 주제어는 제목 그대로 '진화의 끝에 선 마지막 리더'가 보이는 리더십 행태이기 떄문이다.

결국 얼굴만 붉히다가 나왔다.

조교수도 시간이 없어서 나와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상태였고 다자고짜 핵심어를 묻는 그의 질문에 나도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아마도 그의 마음 속엔 나의 논문 제목이 맘에 들지 않으므로 핵심 주제어를 찾아 논문 형식에 맞도록 제목을 바꾸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리더'가 책의 제목으로는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앞이나 뒤에 가져다 붙이는 논문식 수식어들은 논문이 아닌 책의 형태에서는 독자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책의 제목은 짧고 강렬해야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링 교습을 받았다.

양재고등학교 볼링 코치가 우리를 위해 한 시간 동안 강의를 해 주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김태암 부장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해 나갔다.

이정호 차장도 함께 왔다.

역삼역 근방의 세꼬시 집에서 만나 소주잔을 기울였다.

아무래도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내 책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했다.

이정호는 사장이 지금 책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혹시 내가 쓴 책이 도움이 된다면 나는 출간을 안 해도 좋으니 사장을 위해서 쓰라고 했다.

그렇게 하라고 해도 아마 내것을 가져다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 욕심도 중요하지만 더 큰 것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버리는 연습도 필요하다.

 

오늘 아침 밥을 먹는데 경신이가 밥을 국에 말더니 반찬은 한 젓가락도 안 먹고 국에 말은 밥만 먹는다.

내 마음 속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이 녀석은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 녀석의 행태를 바로잡는 이야기를 하면 집사람이나 애들이나 모두 다 잔소리로 여겨 싫어한다.

아이들은 직접 당사자여서 그렇다 치고 집사람은 자신이 해야할 이야기를 내가 대신 하는 것인 데에도 그런 나의 밥상머리 교육을 아이들보다 더 싫어한다.

덕분에 아이들은 제 엄마의 지지와 응원아래 식습관이 엉망이 되었고 따라서 육체도 초고도비만으로 변해버렸다.

걱정해 주는 아빠는 그냥 형편 없는 꼰대로 여기는 거다. 

참다 못해 한마디 했다.

 

넌 밥만 먹니?”

했더니

아니요?”

한다.

그러면서도 계속 반찬은 입에 대지도 않고 밥만 먹는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했더니

빨리 먹고 씻으려고요

한다.

씻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해 주는 일 만큼 중요한 게 없다.”

했더니 그제 서야 멸치 세 마리 정도를 먹고는 식사를 마친다.

 

그런 일들을 겪다보면 울화통이 솟구친다.

샤워를 하다가 울타리 이론이 생각이 났다.

나무 널판지 울타리로 만든 물통의 한 부분이라도 다른 부분들에 비해 작으면 물이 작은 부분 까지 밖에 차오를 수 없다.

다른 부분들이 아무리 커도 모두 소용없다.

오히려 지장이 될 뿐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도 마찬가지이다.

맛나다고 고기에 든 지방만 많이 섭취해 봐야 모두 불필요한 것으로 흘러 넘쳐 비계덩어리로 축적될 뿐이다.

다른 영양소들과 골고루 배합이 이루어져야 남김없이 소모되며 건강한 육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날 잡아서 경신이에게 알아듣기 쉽게 이걸 설명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용돈도 아무런 조건 없이 무턱 대고 주지 말아야겠다.

반드시 조건을 설정하고 그 조건의 이행여부에 따라서 용돈지급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습관을 바로잡도록 해야겠다.

아이들이 치사하다고 생각해도 할 수 없다.

말로 안 되면 스스로 할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