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103 술 한 잔 함께 나눌 가족이 있다는 것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7.
728x90

1.3()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엔 이틀 모두 테니스를 하러 나갔다.

토요일은 이상기 처장이 나왔는데 운동이 끝난 후 점심식사를 하면서 정년퇴직 예정자들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이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정보, 임금인상을 위한 행동요령 등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모두 나중에 내가 인사이동하여 해결해야 할 과업 중의 하나다.

 

회사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직원들 간의 끈끈한 정은 사라지고 서로의 무관심 속에서 자신의 일만 적당히 처리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가는 듯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조차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테니스장으로 돌아와 그새 쌓인 눈을 치우자고 했다.

모두들 동참해 함께 힘을 보태니 산더미 같던 눈이 30여분 만에 모두 운동장 밖으로 사라졌다.

 

처가엘 다녀왔다.

술 한 잔 함께 나눌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특히 노인네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자신의 아이들하고 술잔을 나누는 것은 서로간 익숙해지지 않으면 쉽지 않다.

특히 장인어른처럼 나이든 세대는 더욱 그렇다.

그래도 사위하고는 그런 서먹함이 덜하다.

내가 장인어르신과 술자리를 함께 할 때에는 장인어르신보다 장모님이 곁에서 더 신나게 이야기하신다.

장모님은 역사소설을 많이 읽으신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그런 분은 정말 드물다.

그게 자랑스러워 칭찬을 해드렸더니 더욱 신나셔서 역사이야기에 더욱 열을 올리신다.

장인어른도 어떻게든 한 잔이라도 더 따라주고 싶어 내가 잔을 비우기가 무섭게 술잔을 채워주신다.

장인어른은 내가 온다니까 안주거리로 목살을 사다 수육을 만들어 놓으셨다.

우리도 가는 길에 시장에서 족발도 한 세트 사가지고 갔다.

장모님은 당신이 직접 만든 팥죽도 내어놓았다.

나는 밥 대신 팥죽 반 그릇으로 저녁을 때웠다.

 

술은 양주잔으로 8잔 정도를 마신 것 같다.

적당히 취기가 올랐다.

나도 그렇고 장인어른도 장모님도 덕분에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듯하다.

내가 낚시를 다녀올 때 매운탕거리를 준비해 와 가끔 처가에 들러 매운탕에 소주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요일엔 테니스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

허태헌 부장이 박종확 전무님과 함께 생맥주집 광장에 가서 한 잔 하자고 해 같이 따라갔다.

3000CC 생맥주 세잔에 소주 한 병씩 각각 말아서 네 사람이 마셨다.

덕분에 많이 취했다.

돌아오는 길에 박전무님이 대리운전 기사를 붙여주고 1만원까지 주었다.

그걸 운전기사에게 별도 팁으로 주란다.

그런 그의 배려심은 본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