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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108 불만에 찬 사람들을 접근하는 방식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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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어제는 이도식 전무님과 회사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주인환 부장이 내가 전무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일부러 어레인지 해준 것 같다.

전무님에게 오늘 아침에 내가 정년퇴직 예정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대하여 설명해 드렸다.

다른 회사에 앞서 정년연장이 얼마나 힘들게 이루어졌는지,

간부들의 임금이 왜 10% 하향조정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해야 했고 하여야만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고 말씀드렸다.

 

맹상호 부장이 내게 전화해 두 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이야기,

인천에서 소송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신은 단지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죄밖에 없다고 한 이야기,

다다음주 즈음해서 인사처와 전무님을 찾아뵙겠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내 이야기를 듣던 전무님은 갑자기

 오라고 해.

웃기고 있네.

하늘이 알고 세상천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하시면서 무언가 숨겨진 내막이 있는 것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곁에서 들은 인사처장님은 그 내막을 전혀 모르고 계시는 것 같았다.

덕분에 무언가 숨겨진 내막이 있다는 것을 인사처장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의 발령에 대해서는 별 다른 말씀이 없으셨고 식사 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자리에서 그냥 열심히 하라는 주문만 하셨다.

 

OOO 전무님 방에 들렀다.

전무님은 너만 알고 있으라고 하시면서 3월이면 한전 임원진이 바뀌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OOO 전무나, AAA 전무도 바뀔 거란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안테나가 높다.

나도 허풍을 좀 떨면서 나도 정치 브로커 댈 수 있지만 그런 짓은 안한다고 했더니 가끔은 그런 게 필요하단다.

맞는 말이다.

때로는 그런 게 필요하다.

정말 몰입하여 찾다보면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스스로를 묶는 족쇄이기도 하다.

함부로 가볍게 촐랑대고 접근할 일이 아니다.

 

이치훈 부장과 정년퇴직 예정자 일행 7명이 몰려와 908호 회의실에서 우리와 간담회를 가졌다.

그들을 대하며 김종호 노무처장은 지나치게 냉소적이고 사무적이며 성질 급한 행태를 보이며 말이 빨랐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잘못 이야기하는 부분도 많았다.

 

나는 오히려 그와 정 반대로 천천히 회의의 맥을 짚어 나갔다.

나의 주문에 따라 그들은 그동안 받아왔던 서러움에 대한 불평불만을 모두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런 불평불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서로가 윈윈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먼저 그들에게 사과부터 했다.

내가 근무하기 이전의 기간 동안 발생했던 여러가지 불편사항에 대하여 인사처를 대신해 사과한다고 말하고 지난날에 대한 논의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윈윈하는 길인지에 대하여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그들의 불편사항을 논의할 통로가 없어 노조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제부터 내가 그 창구가 될 테니 노조설립을 취하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가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그동안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고 모처럼 만난 날이어서 그냥 자기들끼리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자신들의 방침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고생한 김병옥이에게도 약속이 없으면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더니 오늘 약속이 있다며 부지런히 나갔다.

곧바로 퇴근해 집으로 들어와 닭도리탕에 소주 몇 잔 곁들이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