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금)
어제는 일기를 쓰지 못했다.
지난 수요일 민호랑 만났는데 처음 시작은 다른 때와 달리 오늘은 건전하게 보내자며 서로 의기투합했었다.
논현동 한식집에서 만두전골을 시켜 둘이 소주 두 병을 마실 때까지는 좋았다.
우리가 만나면 대개는 지나치게 과음을 하기에 나는 차라리 스크린 골프나 하자고 했다.
그가 동의하기에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즐겼다.
술도 깨고(soberize, become sober) 해서 좋았다.
그 때 그냥 헤어져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좋으련만 민호가 한 잔 더 해야 한단다.
결국 양꼬치 집에 가서 소맥 한 잔 더 하고 들어오니 새벽 한시가 넘었다.
그와 술을 나누면서 부담 없이 술 한잔 하며 편히 지낼 수 있는 친구라고는 이제 너밖에 없다고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
믿었던 시골친구들도 내게 사기를 친 KBK를 비롯해 하나 둘 마음에서 멀어져갔다.
삶이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거다.
새로운 현재가 과거를 대체하는 거다.
오늘의 생활이 오늘의 사람을 만드는 거다.
유유상종(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like attracts like)이라는 이야기가 거기서 나온 것 같다.
어린시절 친구들이 흩어져 서로 다른 세계에 살다보면 각자 삶의 방식도 달라지고 따라서 생각도 달라진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은 결국 친구간의 우정을 유지하는데 장해로 작용한다.
고향 친구들은 옛날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만나지만 몇 번 만나다보면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면서 점점 소원해 질 수밖에 없다.
어제는 외안원 교육생 시절 우리 분임 네 사람이 모였다.
윤진훈 국장과 한기수 국장, 차신희 국장을 강남터미널 놀부유황오리집에서 만났다.
우리는 오리진흙구이를 안주삼아 소맥을 말아 마셨다.
식사를 다 마쳤는 데에도 여덟시 반밖에 되지 않았다.
차신희 국장은 식사자리에서 예나 지금이나 좌불안석 불안한 행태를 보인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아마도 다른 약속이 또 잡혀있는 것 아닌가 싶다.
윤국장도 눈알 실핏줄이 터져 토끼 눈처럼 빨갛게 되어 술을 삼가는 것 같다.
한기수 국장이 먼데서 일부러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어 술국에 소주 한 병씩 더 하고 헤어졌다.
집에 들어오니 열시 반이다.
술은 좀 많이 마셨지만 들어온 시간은 매우 적당하다.
오리집 종업원이 팔지 못한 오리진흙구이를 반값인 3만원에 판다기에 그걸 하나 사서 한기수 국장 손에 쥐어 주었다.
아직 발령도 못 받고 심심하게 지내고 있기에 집에 가서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식사비는 11만원 정도 나와 내가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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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훈 부장이 난리를 피운다.(made a fuss)
선동적인(incendiary) 편지를 써서 자신의 노조 임원진에게 전하면서 회사의 모든 간부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나는 노조 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그걸 유포시킬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ㅇ다며 못하게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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