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수)
어제는 3.1절 휴무일이어서 아침부터 계속해 영화를 보는 바람에 일기를 쓰지 못했다.
지난 월요일에 회사는 특별한 일 없이 고요하게 지나갔다.
차신희 국장이 전화를 해서는 3.3일에 자신이 서울로 올라오니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 윤진훈, 강태서, 한기수, 이경수국장에게 전화해 회합 가능여부를 물었다.
이경수 국장은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사업 준비를 위해 이종규 실장과 강태서 국장, 그리고 금감원의 정실장을 3.3일 날 만나려는 약속을 이미 정해놓았던 것 같다.
따라서 함께 만나려던 계획을 쪼개 윤진훈, 차신희, 한기수, 나 넷이서만 만나는 것으로 종결지었다.
강남역 일대의 맛 집을 알아보니 놀부 오리 진흙구이가 괜찮다고 해서 일단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윤국장이 오리집을 이야기하기에 거길 잡았다)
저녁에 별다른 약속이 없었고 처장도 일찍 퇴근하기에 퇴근길에 현암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했다.
현암이 막 저녁식사를 하려던 찰나에 내 전화를 받아 같이 꼬치구이집에(kebab) 갔다.
현암이 거길 좋아하시는 듯하다.
꼬치구이에 소주 두병과 맥주 한 병을 마신 뒤 만두 1인분을 시켜 먹으니 위에 크게 부담이 가지 않고 취기도 적당했다.
먼저 압구정에서 현암과 만날 때는 내가 너무 취해서 기억을 잃을 정도였다.
앞으로는 반병을 목표로 소주잔을 반드시 세 번에 걸쳐 나누어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술 많이 먹어봐야 육체도 정신도 모두 황폐해질 뿐이다.
오늘 아침 식사도 내가 준비했다.
남아있던 쇠고기 무우국에 물을 조금 더 붓고 떡과 만두를 넣은 다음 무파마 라면을 두개 풀었다.
집사람도 아이도 모두 잘 먹어 주었다.
식전부터 보기 시작한 영화는 아침 식사 후 오후 세시까지 계속 이어졌다.
오늘을 놓치면 제일모직 상품권을(gift voucher)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삼성타운 지하에 있는 빈폴 매장을 찾기로 했다.
먼저 집사람과 시너스 강남 영화관에 들러 UNKNOWN 영화를 예매한 후 빈폴 매장을 찾아가 자켓 하나를 샀다.
자켓 값이 32만원 조금 넘는다.
4만원 할인받고 상품권을 주고 나니 16만 6천원만 더 내면 되었다.
소매를 줄이는 작업이 일주일 정도 걸린다기에 맡겨놓고 곧바로 영화관에 가니 기다리는 시간 없이 정확하게 상영시간에 맞추어 도착할 수 있었다.
영화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집사람에게 똥기마이 한번 쓸 요량으로 브라질 음식점 사웅파울루를 찾았다.
하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식사가 어렵다고 해 그냥 황해도 순대국집에서 소주 한 병 곁들여 순대국을 먹었다.
집사람이 세 잔 마시고 내가 네 잔 마셨다.
적당히(suitable, moderate) 먹고 적당히 취하는 게 최선의 주법이다.
집사람이 휴일을 알차게(meaningful) 보냈다며 좋아한다.
산다는 게 뭐있나?
그렇게 소소한 즐거움으로 행복감을 느끼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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