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월)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렸다.
덕분에 테니스장에 나갈 수가 없어 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침상은 내가 라면과 떡 쪽 그리고 만두를 넣어 김치라면을 끓였다.
전에는 집사람이 맛이 있네 없네 하면서 내가 준비한 아침을 툴툴거리며 먹었었다.
경신이도 제 어미에 동조해 같이 툴툴거리며 잘 먹지 않으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집사람이 오히려 나의 아침을 기다린다.
내가 만든 음식이 맛은 없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신이 직접 변변찮은(poor) 아침상을 차려주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요즘은 작전을 바꾸었는지 전에는 개죽이라고 칭하던 나의 퓨전 라면요리가 기다려진다는 말까지 한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나는 그냥 믿기로 했다.
단순하게 사는 게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다.
개가 어디 복잡하게 계산하며 살던가?
매일 꼬리치며 반겨주면 주인은 맛있는 먹이를 주지 않던가.
때로는 회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은 갈비뼈도 싸다준다.
기분이 좋건 나쁘건 항상 주인에게 꼬리치며 살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먹이를 가져다준다.
야생의 늑대처럼 힘들고 어렵게 살아갈 이유가 없다.
경신이는 또 늦잠을 잤는지(oversleep) 여러 번을 불러서야 아침 밥상 앞에 나타났다.
집사람과 아이가 내가 차린 아침 라면을 맛있게 먹는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영화를 봤다.
액션영화인데 제목을 잊었다.
영어 리스닝에 집중하다보면 스르륵 잠이 온다.
영화 두 편을 연달아 보고는 잠시 잠을 청하려는데 집사람이 들어오는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집중하다 잠이 들었는데 제대로 자지 못하고 중간에 비정상적으로 깨면 머리가 무겁다.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읽기를 모두 마쳤다.
장교수는 참으로 똑똑한 사람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모르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참 잘썼다.
충분히 소장가치를 지닌 책이다.
내 생각에 정의란 무엇인가보다 훨씬 나은 책이다.
신자유주의의 잘못된 시각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expose, ferret out)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부르짖으며 시장에 방임해서도(neglect, ignore) 안 되고
시장경제 질서가 올바르게 구현되도록 정부가 올바른 계획과 집행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는 미국의 금융위기는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natural/ matter of course)
시장경제질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하다보니 무너졌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기반을(industry-based economy) 확충하여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창출하는 금융이나 서비스 분야에만(service-based economy) 집착하다보니
그것이 부작용(side effect)을 일으켜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고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산업을 육성하기 보다는 M&A를 통한 고수익 창출에 몰두하고
각종 금융상품을 만들어 통화 팽창을 유발하다보면 경제 질서가 교란되면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자연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나친 인위적 조작의(artificial manipulation) 결과가 자연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다.
집사람과 세시봉 특집을 시청했다.
지난번 조인국 원장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그가 세시봉 특집 재방송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얼핏 들었었다.
우리보다 10년 정도 앞서가며 한국 가요계에(the world of singers) 새바람을 일으킨 가수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것이기도 하지만 내가 애창하는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어서 더욱 즐겁게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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