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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304 점점 멀어져 가는 친구들

by 굼벵이(조용욱) 2025. 2. 4.

3.4()

어제는 일기를 쓰지 못했다.

지난 수요일 민호랑 만났는데 처음 시작은 다른 때와 달리 오늘은 건전하게 보내자며 서로 의기투합했었다.

논현동 한식집에서 만두전골을 시켜 둘이 소주 두 병을 마실 때까지는 좋았다. 

우리가 만나면 대개는 지나치게 과음을 하기에 나는 차라리 스크린 골프나 하자고 했다. 

그가 동의하기에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즐겼다. 

술도 깨고(soberize, become sober) 해서 좋았다.

그 때 그냥 헤어져 각자 집으로 돌아가면 좋으련만 민호가 한 잔 더 해야 한단다.

결국 양꼬치 집에 가서 소맥 한 잔 더 하고 들어오니 새벽 한시가 넘었다. 

그와 술을 나누면서 부담 없이 술 한잔 하며 편히 지낼 수 있는 친구라고는 이제 너밖에 없다고 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

믿었던 시골친구들도 내게 사기를 친 KBK를 비롯해 하나 둘 마음에서 멀어져갔다.

삶이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거다.

새로운 현재가 과거를 대체하는 거다.

오늘의 생활이 오늘의 사람을 만드는 거다.

유유상종(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like attracts like)이라는 이야기가 거기서 나온 것 같다. 

어린시절 친구들이 흩어져 서로 다른 세계에 살다보면 각자 삶의 방식도 달라지고 따라서 생각도 달라진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은 결국 친구간의 우정을 유지하는데 장해로 작용한다. 

고향 친구들은 옛날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만나지만 몇 번 만나다보면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면서 점점 소원해 질 수밖에 없다.

 

어제는 외안원 교육생 시절 우리 분임 네 사람이 모였다. 

윤진훈 국장과 한기수 국장, 차신희 국장을 강남터미널 놀부유황오리집에서 만났다. 

우리는 오리진흙구이를 안주삼아 소맥을 말아 마셨다. 

식사를 다 마쳤는 데에도 여덟시 반밖에 되지 않았다. 

차신희 국장은 식사자리에서 예나 지금이나 좌불안석 불안한 행태를 보인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아마도 다른 약속이 또 잡혀있는 것 아닌가 싶다.

윤국장도 눈알 실핏줄이 터져 토끼 눈처럼 빨갛게 되어 술을 삼가는 것 같다. 

한기수 국장이 먼데서 일부러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어 술국에 소주 한 병씩 더 하고 헤어졌다. 

집에 들어오니 열시 반이다. 

술은 좀 많이 마셨지만 들어온 시간은 매우 적당하다.

 

오리집 종업원이 팔지 못한 오리진흙구이를 반값인 3만원에 판다기에 그걸 하나 사서 한기수 국장 손에 쥐어 주었다. 

아직 발령도 못 받고 심심하게 지내고 있기에 집에 가서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식사비는 11만원 정도 나와 내가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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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훈 부장이 난리를 피운다.(made a fuss) 

선동적인(incendiary) 편지를 써서 자신의 노조 임원진에게 전하면서 회사의 모든 간부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나는 노조 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그걸 유포시킬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ㅇ다며 못하게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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